전병헌 “논두렁 시계 재현되고 있어 유감”

檢수사 관련 “일부 보좌진 일탈”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의 뇌물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 수석을 직접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속된 윤모 씨 등이 롯데홈쇼핑에 후원금을 요청하는 과정에 전 수석이 개입한 것이 확인될 경우 이르면 금주 후반 전 수석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구속된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2015년 7월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 원을 출연하기 전 그가 전 수석을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법조계에서는 강 전 사장과 전 수석의 만남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롯데홈쇼핑이 후원금을 낸 것과 관련성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전 수석에 대한 소환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윤 씨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윤 씨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인 전 수석을 ‘뒷배’로 해서 재승인 문제가 걸려 있는 롯데홈쇼핑 측을 압박,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 원을 후원하도록 한 것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역할과 같은 구조로 평가된다. 전 수석은 당시 협회 명예회장으로 있었다. 따라서 전 수석 역시 마찬가지로 ‘부정한 청탁’을 대가로 3억 원을 후원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같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시각이다. 검찰은 전 수석이 강 전 사장 등을 만난 뒤 공개회의 등에서 롯데홈쇼핑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부분도 주목하고 있다.

전 수석은 이에 대해 “과거 저의 일부 보좌진들의 일탈에 대해 유감스럽고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와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바른정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전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같은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확실하고 분명한 건 현재까지 저와 관련해 어떤 혐의도 찾지 못했다는 게 검찰의 공식적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