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老人 운전 · 보행 사고 해마다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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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2014년이후 통계발표

2016년 교통사고 15.3%↑
신체능력 저하 위기대응 늦어
무단횡단 등 안전불감도 원인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노인 운전자 및 보행자와 관련한 교통사고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신체능력 저하로 인한 운전 실수와 안전불감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경찰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만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보행자 교통사고는 2014년 3만1100건에서 지난해 3만5854건으로 약 15.3% 늘었다. 올해도 6월까지 총 1만8298건의 사고가 발생, 이 추세가 계속되면 지난해 사고 건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다친 노인 운전자·보행자는 각각 5794명, 15만3911명에 이르는 실정이다.

매일 자가용을 타고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34) 씨는 노인 운전자와 보행자 때문에 수차례나 교통사고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며 스트레스를 하소연했다. 김 씨는 “새벽 출근 시간 때 무단횡단을 하는 노인 때문에 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고, 심각한 교통사고를 목격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호를 위반하거나 한눈을 파는 노인 운전자들도 적지 않아 접촉 사고를 피하기 위해 노인 운전자 차량 근처는 되도록 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노인들은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인지 능력과 방어 행동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사고 위험성이 높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통법규를 쉽게 무시하는 노인들의 안전불감증도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도로교통공단에서 지난해 발간한 ‘고령자 보행특성 분석 및 교통사고 예방대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보행 중 교통사고를 당한 노인 중 48.4%가 무단횡단 등 교통법규 위반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운전자의 법규 위반(34.6%)보다도 높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의 노인 인구 10만 명당 보행 사망자 수는 14.39명으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경찰 관계자는 “노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고령 운전자를 분류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 보행자 안전교육도 더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초고령사회인 일본처럼 각종 혜택을 제공하면서 고령 운전자의 면허증 자진 반납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