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DA, 서울서 ‘러 조직적 도핑 구체적 증거’ 제시할 듯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리디 WADA 위원장

14∼16일 집행위 개최

“2012년 1월 ~ 2015년 8월
약물검사 데이터베이스 입수
분석하는 작업 막바지 단계”

IOC는 다음달 5일 스위스서
평창올림픽 출전여부 등 논의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서울에서 러시아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 및 은폐에 대한 증거를 제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에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WADA는 오는 14∼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집행위원회와 이사회를 개최한다. WADA는 “러시아반도핑기구의 데이터베이스를 입수해 분석하는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정보조사부서가 15일과 16일 열리는 집행위와 이사회에 새로운 정보를 보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WADA 회의는 러시아 도핑 스캔들이 핵심 주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WADA는 2012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러시아반도핑기구에서 시행한 러시아 선수의 약물 검사 데이터베이스를 지난달 입수했다. 이 자료는 WADA가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공개한 맥라렌 보고서의 구체적인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맥라렌 보고서는 러시아가 2012∼2015년 국가 차원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도핑 테스트 결과를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분석 결과는 15일 비공개로 열리는 집행위에서 우선 보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레이그 리디 WADA 위원장은 16일 이사회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WADA는 러시아반도핑기구의 데이터 분석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거나 올림픽 출전 금지 등 러시아에 대한 징계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요구할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러시아반도핑기구의 지위 회복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징계가 끝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WADA가 제시한 2가지 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WADA는 맥라렌 보고서를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수용하고, 러시아 검사기관에 보관된 도핑 샘플과 전자 데이터를 러시아 정부가 외부 기관에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WADA는 1999년 11월 10일 설립된 반도핑기구의 헤드쿼터다. 금지약물 지정, 각국의 도핑검사기관 관리, 금지약물 검사 방법 개발, 교육 등을 담당한다. 각 국가의 도핑검사기관을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6년 4월 러시아반도핑기구에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IOC는 다음 달 5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를 열고 러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허용 여부를 포함해 러시아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영국 등 17개 반도핑기구(NADO) 회원국은 지난 9월 IOC에 러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IOC는 지난주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스키 선수 6명에 대해 올림픽 영구 출전 금지, 메달 박탈, 기록 삭제 등의 징계를 내렸고 러시아가 획득한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를 박탈했다.

뉴욕타임스는 “IOC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국가 연주 금지, 러시아 유니폼 착용 금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WADA가 내놓는 추가 정보에 따라서는 러시아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완전히 ‘퇴출’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는 조직적 금지약물 복용 및 은폐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실한 증거가 제시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한편 지난해 리루데자이네루올림픽을 3주가량 앞두고 맥라렌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러시아의 리우올림픽 출전에 차질이 빚어졌다. IOC는 러시아 대표팀의 리우올림픽 출전 여부를 종목별 국제경기연맹이 판단토록 했다.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를 올림픽에서 완전히 배제하면 흥행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리우올림픽 육상, 역도에서는 러시아 대표의 출전이 금지됐다. 단, 러시아 대표팀이 아닌 개인 자격의 출전은 모두 허용됐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