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sumer >제대로 된 안내문 없이 30년 운영 언양시외버스터미널 폐쇄… 이용객 ‘황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 언양임시터미널에서 14일 터미널을 잘못 찾아온 시민에게 안내원이 길을 안내하고 있다.

임시정차장 찾아 헤매기 일쑤
울산시 “새 터미널 위치 물색”

“대체 어디에서 버스를 타야 되는교?”

14일 울산 울주군 언양에서 부산으로 가기 위해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을 찾은 김모(여·62) 씨는 “터미널이 폐쇄돼 인근의 임시 정차장 또는 새로 생긴 터미널을 이용해야 한다”는 안내원의 설명을 듣고 깜짝 놀랐다. 김 씨는 “30년 동안 잘 운영되던 터미널인데 갑자기 왜 문을 닫았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며 황당해했다.

지난 30년 동안 한곳에 있었던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이 지난 1일 갑자기 폐쇄됐다. 터미널 운영 사업자가 “누적된 적자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포기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부랴부랴 기존 터미널에서 250m가량 떨어진 인근 공영주차장에 임시 터미널을 만드는 한편, 기존 터미널 인근 도로에서 시외버스 승하차가 가능하도록 임시 정차장 운영도 시작했다. 기존 터미널 입구에 조그만 안내문을 부착하고 터미널 인근에 안내원 5명을 배치, 이용객들에게 터미널 이전 사실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터미널 폐쇄에 따른 이용객들의 불편과 혼란이 개선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고 있다.

기자가 현장을 둘러본 결과, 기존 터미널에서 임시 정차장까지 거리는 100m 남짓이지만, ‘시외버스 정차장’이라고 안내하는 간판과 안내문을 찾아볼 수 없어 이용객들이 승차할 장소를 찾느라 길을 헤매기 일쑤였다.

특히 과거 터미널의 주 이용객이었던 노인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시외버스를 타고 언양과 부산을 자주 오간다는 이모(72) 씨는 “과거엔 시장을 보고 곧바로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이제는 무거운 짐을 들고 250m나 걸어가야 한다”며 불평했다. 울산시는 안내원을 배치해 계속 안내했지만 안내조차 받지 못한 이용객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언양시외버스터미널은 지난 1987년 운영을 시작했으며, 9개 버스회사가 하루 114차례 버스를 운행해 왔다. 울산시 관계자는 “새 터미널의 운영 형태와 위치는 울산 전체 및 서부권 발전을 고려, 심사숙고해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울산 = 글·사진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