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우리, 행복한 어린이>사랑의 가위손이… 소외 아동과 결연, 생계비 지원… 기부 천사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제훈(앞줄 왼쪽)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과 최영희 대한미용사회중앙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중앙회 본관에서 전국 저소득 아동 지원을 위한 ‘초록 나눔 펌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한 뒤 양해각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가정폭력 시달리는 아이 보고
마음 아파 불우아동 후원 시작
“작은 마음 모이면 큰일 해내죠”

‘전국미용인 솔선하자’뜻 모아
‘초록 나눔 펌 프로젝트’ 협약
단골고객 참여도 적극 이끌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국민 누구나가 찾는 곳.’

바로 미용실이다. 요즘에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이발소보다는 미용실을 많이 찾으면서 미용실은 남녀 구분 없이 찾는 장소가 됐다. 전 국민이 애용하는 미용실이 이제 불우 아동을 위한 ‘사랑의 기부천사’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도봉구에서 ‘화씨방 미용실’을 30년간 운영하고 있는 박영미(여·52) 원장.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이사 겸 도봉지회장이기도 한 박 원장은 10년 넘게 아동후원 단체를 통해 불우한 아동들을 돕고 있다.

“가정 폭력을 당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아이의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알게 됐어요. 마음이 너무 아파 아동 후원 단체에 직접 전화해 후원하고 싶다고 했죠. 후원하면서 그 아이가 잘 자라는 성장 과정을 쭉 지켜봤어요. 위탁부모 밑에서 잘 자라 대학생이 됐죠. 아마 지금쯤이면 졸업해서 훌륭한 어른으로 자랐을 거예요.”

박 원장은 1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불우 아동 후원을 시작하게 된 사연을 이렇게 소개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인연을 맺은 지 10여 년이 지났다. 당시 재단 홍보단장이었던 금강스님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미용업계에 종사하다 보니 여러 단체 등을 통해 봉사할 기회가 많이 주어집니다. 독거노인과 외국인 근로자, 소년소녀가장들을 만나 헤어 커트나 파마 등 봉사를 해 오고 있습니다. 도봉구 봉사단체를 통해 봉사활동을 다니기도 해요.”

동네 고객들이 자주 드나드는 업종 특성을 살려 후원 권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10여 명 이상의 단골손님이 박 원장의 손에 이끌려 아동 후원에 나서게 됐다. 지난해에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돼 새터민 출신 아동들도 후원하고 있다.

“기부를 할 때 ‘물질(돈)’을 생각하면 후원 못 해요.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이자 어른으로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랐으면 한다는 작은 마음 하나하나가 모이면 큰일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박 원장은 이 사회의 한 어른으로서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하며 아동 후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를 이끌고 있는 최영희 회장도 남모르게 적잖은 후원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돼 2006년 이후 내리 4선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23대 회장에 취임했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도 세계이미용협회가 주관하는 ‘OMC 헤어월드’ 대회 국가별 대항전에서 3연패(2014년 독일, 2016년 서울, 2017년 파리)를 기록하는 등 국내 미용인들은 전 세계적으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은행 지로를 통한 기부 활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 몇 군데 기부하고 있는데, 굳이 그런 걸 밝히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요즘은 갈수록 봉사를 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전국의 미용인들이 앞장서 더 많은 봉사를 하면 좋겠죠.”

최 회장의 결연한 의지가 결실을 보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대한미용사회중앙회가 손을 잡고 아동 후원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두 기관은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중앙회 본관에서 전국 저소득 아동 지원을 위한 ‘초록 나눔 펌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은 내년 10월까지 1년간 중앙회에 소속된 전국 미용인들과 함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동들을 위한 나눔 활동과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각종 활동을 전개해 나가게 된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미용인들은 미용실이 속한 지역의 소외 아동과 1대 1로 결연을 맺고 아동의 생계비와 학습비·의료비·주거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나눔 가게’ 현판을 걸고 미용실 안에는 후원 관련 안내물도 비치해 손님들에게 아동복지 사업과 기부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사랑의 기부천사’로도 활약하게 된다. 현재 중앙회에 소속된 미용업소는 13만8000개로, 면허 소지 미용인이 전국에 1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미용인은 45만 명 정도 된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대한미용사회중앙회와의 협약을 통해 전국 미용 업소에서 아이들을 돕기 위해 참여를 해주기로 했다”며 “아이들을 위해 매우 큰 힘이 될 것이며, 후원금은 버려진 아이들이라든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미용인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최 회장도 “이미 많은 미용인이 각 지부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미용인 한 분 한 분이 각 지역에서 숨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숨어서 하는 것만이 미덕이 아니라 미용 사회도 좋은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알려야 하지 않겠나 생각하며, 전국의 미용인들이 1000만 명의 고객들에게 나눔 문화를 확산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함께하는 우리, 행복한 어린이 '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