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도 ‘캠코더’?… ‘낙하산’ 논란 불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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盧정부 출신 기관장 취임에
“올드보이 귀환” 비아냥도
노조 “실력행사” 강력반발

국회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 정부 산하 공공기관장 및 상임감사에 대한 공모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치권, 혹은 전직 고위 공무원 출신의 이른바 ‘낙하산’ 인사들이 이미 내정·낙점됐다는 소문이 돌며, 해당 기관의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는 등 논란도 커지고 있다.

1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공공기관인 한국전력기술과 농림축산식품부의 한국마사회가 15일 각각 사장과 회장 채용을 위한 공모를 게시했다. 14일에는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사장 공모를, 그랜드코리아레저가 감사 공모를 게시했다. 지난달 31일 국정감사가 종료됨과 동시에 11월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조폐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13곳의 공공기관에서 기관장 혹은 상임감사 공모를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띄웠다.

박근혜 정부 당시 채용된 공공기관장들이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에 대부분 자리를 지켰지만, 국감 이후 대거 물갈이되는 모습이다. 정치권 등에서는 최근 국감이 과거 정부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있었던 만큼 과거 기관장들의 임기를 국감 이후까지 연장했다는 후문이다. 또다시 공공기관들이 현 정부 출범에 기여한 인사들의 ‘논공행상 도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공공기관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행태가 이번 정부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기관의 노조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실력 행사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내홍을 겪었던 한국마사회의 차기 회장에 여당 출신인 김낙순 전 의원이 내정됐다는 소식이 나오며 마사회 내부가 벌써 술렁이고 있다.

고액 연봉이 보장된 금융권 공공기관은 이미 낙하산 논란이 촉발됐다. 노무현 정부 당시 활동했던 관료 출신들이 대거 나타나 ‘올드보이의 귀환’이란 비아냥도 나오는 실정이다. 최근 취임한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이었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정책자문단 출신이다. 또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홍재형 전 국회부의장은 유력한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외에도 이동걸 KDB산업은행장, 김지완 BNK금융지주회장 등은 대표적인 문재인 캠프 출신 인사다.

한 공공기관의 관계자는 “공공기관 채용 비리 등의 문제가 낙하산 출신의 기관장에서 비롯됐음에도 내정 철회는 이뤄지지 않는 듯하다”며 “노조 반발 등으로 기관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최재규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