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 “이제 가슴에 묻겠다… 더 이상 수색은 무리한 요구”

지난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의 차가운 물 속에 들어가 아직까지 뭍으로 올라오지 못한 미수습자의 가족들이 세월호 곁을 떠난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1311일, 목포 신항에 거치된 지 231일 만이다. 이 과정에서 9명이던 미수습자는 4가족 5명으로 줄었다. 나머지 4명은 가족을 찾아 목포신항을 떠났다.

권재근 씨와 그의 아들 권혁규 군, 단원고 양승진 교사,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군 등 세월호 미수습자들의 가족들은 16일 오후 목포 신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미수습) 가족을 가슴에 묻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많은 갈등 속에서 더 이상의 수색은 무리한 요구이자 저희를 지지해 주신 국민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2014년 진도에서처럼 유해를 찾아 떠나는 가족들을 부러워하며 남아있는 가족들끼리 서로를 위로하면서 고통스러운 날을 견뎌냈다”면서 “뼛조각 하나라도 찾아 따뜻한 곳으로 보내주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에 여기까지 왔다”고 술회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그러나 “희망의 끈은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저희는 떠나지만 이후 선체조사 과정에서라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그동안 지지해준 국민과 자원봉사자, 진도군민, 목포시민 등에게도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이들은 특히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국민 여러분의 마음이 모여져서 세월호가 인양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함께 해준 국민의 마음을 알기에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끝으로 미수습자 5명의 이름을 부른 뒤 “이 다섯 사람을 영원히 잊지 말고 기억해 주시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한편 미수습자 가족들은 오는 18일 목포 신항에서 합동 영결식을 가진 뒤 경기 안산 등지로 올라가 3일장을 치를 예정이다.

목포=정우천 기자 sunsh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