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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7일(金)
‘빗썸 서버다운 집단소송’ 계기로 본 가상화폐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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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전승훈 기자 jeon@
비트코인·알트코인 등 총 860종
안전장치 없어 하룻새 급등·폭락
韓시장 세계 거래액의 10% 차지

국내 최대 거래소 ‘빗썸’ 서버 마비로
2시간만에 284만원서 167만원 폭락
금융당국 보호·감독 못받아 피해 커

거래 참여 모두에게 관련내용 공개해
사기·해킹피해 막는 ‘블록체인’ 형성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9종 국내 거래

지난 8월 19일 거래액 2조6018억원
코스닥 일일 거래액 넘어서는 기록도
관련법률은 아직 논의 시작단계 그쳐


지난 12일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서버 접속에 장애가 생겨 약 1시간 30분 동안 거래가 중단됐다. 거래 재개 직후 서버 마비 이전보다 비트코인 시세가 100만 원 넘게 큰 폭으로 폭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가상화폐 거래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서버 접속 장애로 손해를 본 피해자들이 빗썸에 대한 소송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국내 가상화폐 거래는 계속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세계의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이러한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며 앞다퉈 진출을 꾀하고 있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상화폐와 거래소, 최근 서버 마비 사태 등을 정리했다.

1 왜 논란이 되고 있나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서버 마비 사태가 일어났다. 더구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폭락하던 순간 서버가 마비돼 투자자들의 피해가 컸던 것이다. 284만 원 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불과 2시간도 되지 않아 167만 원으로 폭락했다. 이러자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섰다. 피해자 모임인 ‘빗썸 서버 다운 집단 소송 모임’ 카페에는 개설 사흘 만에 5000여 명이 모였다. 이 같은 사고에 결국 벌어질 일이 터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상화폐는 정부에서 인정받는 법정 화폐가 아니고, 금융당국의 보호와 감독을 받는 정식 상품도 아니다. 이 같은 사고가 터져 피해자가 대량으로 발생해도 투자자를 보호할 방법이 없다. 가상화폐는 요일과 시간 등에서 제한 없이 거래된다. 가격제한폭도 없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하룻밤 사이에 수백만 원, 수천만 원을 벌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투기의 또 다른 장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또한 정식 법정 화폐가 아닌 데다 테러 집단의 비자금으로 사용되기 쉽고, 거래 중 사고 발생 시 보호가 어렵다는 점 등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에 쓰인 ‘블록체인’ 기술이 보안 기술의 분명한 진일보라는 점이 반론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2 어떻게 태어났나

가상화폐는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명을 쓰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가상화폐의 선도상품인 ‘비트코인’을 개발하면서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나카모토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온라인상에 논문 한 편을 올려놓았다. 논문 제목은 ‘비트코인, 개인 간 전자적 화폐 시스템’이었다. 비트코인 운영 시스템에 대한 기술적 설명이었다. 8, 9페이지에 불과한 이 짧은 논문이 바로 가상화폐의 대표주자 비트코인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2009년 초 실제 비트코인이 탄생했다. 그해 10월 처음으로 달러와 비트코인 간 환율도 형성됐다. ‘나카모토’의 정체는 아무도 모른다. 일본인이 아니라 호주의 암호학 전문가가 주인공이라는 설도 있고, 한 명이 아니라 집단이 개발했다는 얘기도 있다. 비트코인을 만드는 과정은 광부들이 금을 캐는 것에 비유된다. 비트코인을 만드는 것을 ‘채굴’이라 하고, 개발자는 ‘광부’로 부른다. 비트코인은 고급 사양의 PC로 어려운 수학문제와 같은 암호를 풀어야 채굴할 수 있다. 10분에 한 번씩 바뀌는 64자리 숫자·알파벳 조합을 맞히면 보상으로 비트코인이 주어지는 식이다.

3 왜 주목을 받나

가상화폐는 중앙은행이나 금융회사가 발행과 거래에 개입하지 않고 이용자 간 온라인 거래만 가능하다. 그래서 발행하는 데 비용이 들지 않고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도난·분실의 문제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가상화폐 중 하나인 비트코인은 기존의 화폐와는 달리 정부나 중앙은행의 개입 없이 개인 간 빠르고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다. 쉽게 계정을 만들 수 있어 여러 결제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보안기술이 개선되고 디지털 자산을 다각화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산으로서의 가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가상화폐는 금과 마찬가지로 공급량이 제한적이어서 각국 통화로 교환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불안한 지역에서는 기존 화폐의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선 양적 완화로 달러화 가치 하락 우려가 생기면서 비트코인이 대안 화폐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비밀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비자금이나 마약거래 등에 사용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4 블록체인 기술이란

블록체인은 거래가 발생했을 때 데이터를 중앙집중형 장부에 기록, 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거래 참가자 모두에게 내용을 공개하는 디지털 장부다. 블록체인 이름도 거래정보를 담은 ‘블록(Block)’이 ‘연결고리(Chain)’로 얽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래기록이 생길 때마다 블록이 생겨나고 각 참여자에게 똑같이 기록된다. 이를 통해 거래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여 위변조에 의한 사기 거래나 해킹 위험을 막을 수 있다. 이론적으로 거래 기록을 조작하기 위해선 각 구성원에게 분산돼 있는 모든 정보를 뚫어야 한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물류, 전자계약시스템 등으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5 종류와 거래 방식은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의 종류는 약 860가지나 된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으로 구분된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화폐를 의미하며 이더리움, 이더리움클래식, 대시, 리플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대시, 라이트 코인, 이더리움클래식, 리플, 모네로, 퀀텀, 비트코인 캐시 등 9종이 거래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는 직접 자신이 채굴(mining)하는 방법과 이미 형성된 거래소를 통해 매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비트코인은 직접 채굴로 얻을 수 있는 화폐다. 많은 시간과 높은 수준의 컴퓨터 프로세싱 능력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면 새로운 비트코인을 획득할 수 있는데, 이것을 채굴이라고 한다. 향후 100년간 발행되는 비트코인 숫자는 전체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으며, 4년마다 통화 공급량이 줄어들어 2140년에 통화량 증가가 멈추도록 설정돼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채굴된 가상화폐를 전용 거래소에서 매매한다. 가상화폐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가상 지갑인 ‘월릿’을 만들어야 한다. 월릿을 만드는 방법은 국내외 가상화폐 거래소의 회원 가입을 통해 이메일 인증, 휴대전화 인증 등 간단한 절차를 거치면 된다.

6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렉스(Bittrex)는 국내 기업 카카오페이와 협력해서 구축한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Upbit)’를 내세워 지난 10월 우리나라 시장에 진출했다. 일본의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포인트(BitPoint) 역시 국내 증권 선물거래 전문가들과 함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비트포인트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처럼 한국 시장에 세계 거래소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그만큼 한국의 가상화폐 거래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가상화폐 거래액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 내 핵심국가로 자리 잡았으며, 8월 19일에는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의 일일 거래액이 2조6018억 원을 기록해 전날 코스닥 일일 거래액(2조4357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미 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상위 10곳 중 3곳이 우리나라에 있다.

7 왜 위험한가

가상화폐 거래가 위험한 가장 큰 이유는 현재 법적 규제 등 ‘안전장치’가 없다는 데 있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유관기관들이 가상통화의 법적 성질 문제부터 확실히 매듭을 짓지 못하면서 거래에 따른 세금 부과나 직접적인 관리 감독 주체에 대해서도 결정된 바가 없다. 서버 다운이나 해킹 등 빈번하게 발생하는 금융사고에 대한 제재는 물론, 가상통화 거래 도중 발생할 수 있는 이 같은 피해에 소비자들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등도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하루에도 100만 원이 넘게 급등락하는 가상화폐 시장의 널뛰기를 제재할 수 없는 데다,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은 그 리스크(위험)를 고스란히 혼자 감당해야 하는 처지다.

8 집단소송,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서버 다운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의 ‘빗썸 서버 다운 집단 소송 모임’ 카페에서는 D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 참여자들과 피해 증거들을 모으고 있다. 카페 개설 이후 현재까지 6000명을 훌쩍 넘는 회원들이 가입했으며, 직접 D 법무법인에 집단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피해자도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 법무법인에 따르면 거래량이 많은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로서 이전부터 서버다운 등 문제가 잦았는데도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은 데에 대한 민사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특히 서버 마비 직전의 가격과 재개 직후의 가격 간 차액을 청구금액으로 해 민사상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9 거래 규제 등 국회 논의 가능성은

최근 빗썸 서버 다운에 따른 법적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지만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한 법률안은 아직은 논의 시작 단계다.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16일 현재까지 정무위원회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유일하다. 박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가상화폐의 거래 매매 중개 등을 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도록 하고 피해자 보상을 위해 가상통화예치금을 기관에 예치하도록 제안했다. 또 기획재정위원회 심기준(민주당) 의원은 가칭 ‘비트코인법’ 등의 발의를 준비 중이다. 심 의원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정의를 법으로 명확히 하는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은 “가상화폐의 의미와 정의가 법으로 규정되지 않은 탓에 투기자본 놀이도구가 되고 있는 것”이라며 “개념을 명확히 하고 투자자보호법을 만드는 등 실질적 통용을 위한 법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10 해외에서는 어떻게 다뤄지나

미국, 일본 등에서는 가상화폐의 확산에 따라 이를 시중은행 등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하기 위한 대응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연내 비트코인 선물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CME는 8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비트코인 선물상품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비트코인이 사실상 제도권 시장에 편입한 셈이다. 또 뉴욕주, 워싱턴주 등은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기 위한 자금 이동 면허 취득 및 송금 문제에 대한 손해보전 등의 법규 준수 같은 관련 규제도 구체화했다. 한편 비트코인 주요 거래시장인 일본에서는 자체적인 가상화폐 도입이 이뤄지고 있다. 9월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엔화와 등가로 교환이 가능한 가상화폐 ‘J코인(가칭)’을 창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J코인이 다른 가상화폐들과 다른 점은 엔화 가치에 고정되기 때문에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다른 가상화폐처럼 가격 변동이 심하지 않아 리스크가 적다는 것이다.

최재규·김만용·황혜진 기자 jqnote91@
e-mail 최재규 기자 / 경제산업부  최재규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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