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5.4 强震>수능 때 여진 공포·뒤엉킨 학사 일정… 高3도 大學도 ‘끙끙’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일주일 더 힘내자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로 인해 등교한 3학년 수험생들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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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 당시 여진 107차례
1주일내 발생…포항 안심 못해
대학, 면접교수 재조율 등 한숨

지진 피해 수험생 긴급 설문
80% “포항서 수능 치렀으면”

교육부 ‘수능 고충센터’개설
19일 포항 수험장 발표할 듯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연기됐지만, 포항 지역 수험생들은 자칫 여진이나 혹은 더 큰 지진 속에서 시험을 치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대학들 역시 대입 일정을 1주일 연기하기로 했지만, 세부 학사일정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탓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최악에는 포항 지역 수험생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 시험을 치르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포항 지역 수험생 80% 이상이 자기 지역에서 시험 보기를 원하고 있어 ‘시험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교육부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포항 지진으로 인해 경북·대구 지역의 학교 및 소속기관 60개 시설물에서 벽체 균열과 천장 마감재·타일 추락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유·초·중등학교 58개교와 대학 1개교(한동대), 소속기관 1개(대구 학생수련원) 시설물이 피해를 봤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이후 예정된 논술·면접 등 수시와 정시 모집 일정을 모두 1주일씩 연기한다고 16일 발표했다. 당장 이번 주말 예정됐던 대학별 수시 일정과 정시 모집 일정이 1주일씩 연기된다. 정시 원서 접수는 내년 1월 6~9일, 합격자 발표 2월 6일까지, 등록 기간은 2월 7~9일로 늦춰진다. 정시 추가 모집은 각 대학의 내년도 1학기 학사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초 내년 2월 18일부터 25일 오후 9시에서, 2월 22일부터 26일 오후 9시까지로 사흘만 단축하기로 했다.

사상 초유의 수능과 대입 일정 연기로 교육계 혼란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교육부는 채점 오류, 시험지 유출 등 사고 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 시험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성적 통지일도 12월 12일로 결정하면서 수능 후 성적 채점 후 통지까지 기간이 애초보다 하루 감소했다. 시간이 단축되면서 채점과 분석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각 시·도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에 보관 중인 수능 시험지 안전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고사장마다 교실을 재배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이날부터 교육부 홈페이지(www.moe.go.kr)에 ‘수능 연기 고충처리센터’를 개설하고 수능 연기에 따른 고충사항을 접수할 계획이다. 아울러 포항 지역 수험장도 확정해 오는 19일쯤 발표할 예정이다.

대학들 역시 대입 일정이 연기되면서 세부 학사 일정 재조정에 애를 먹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면접시험 등 일정을 잡아 놓은 교수나 수험장 등의 재지정 작업을 해야 한다”며 “내년도 학사일정까지 연결될 수 있어 1주일 안에 조율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포항 지역 수험생들의 불안감도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해 경주 지진의 경우 본진 발생 후 1주일 동안 모두 107차례의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했다. 다음 주에도 규모 3.0 이상의 여진이 시험장을 엄습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다. 자칫 ‘시험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다. 교육부와 경북교육청은 포항 지역 수험장을 포항공대나 포항 남부지역 등 지진에서 안전한 지역의 내진 보강이 된 학교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이 포항 지역 수험생 4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 이상이 포항에서 시험 보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환·정유진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