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司正>檢 어디까지 가나… 여권도 견제 목소리

與野 가리지 않고 수사 강행
“검찰 개혁 물 건너가나”우려

전방위적 적폐청산 정국에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여권 내에서 검찰권 견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권의 전반적인 기류는 검찰 수사가 적폐청산의 취지를 잘 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이나 민정수석 등이 과거와 달리 검찰과 거리를 두면서 검찰이 검찰권 축소를 골자로 하는 개혁 추진을 의식,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적페청산 수사를 정치권 사정수사로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법조인 출신의 한 여당 의원은 17일 “검찰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검찰권을 축소하자고 하면 수사를 방해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대선자금 수사를 한 노무현 정부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검찰 개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적폐청산과 관련된 수사가 연일 확대되면서 여권의 의도와 달리 검찰의 힘이 커지고 이를 제대로 견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진보나 보수를 가리지 않고 역대 정권에서 검찰이 정권 초반기에 여권의 핵심 인사 중 한두 명을 사정 대상에 올림으로써 정치권에 경고를 보내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특히 검찰 ‘캐비닛 속’ 사건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전 전 수석이 연루된 롯데홈쇼핑 비리는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2014년부터 수사해 오던 사건이다. 지난해 롯데그룹 경영 비리 수사 때도 관련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다. 야권 인사 중 수사 대상이 되고 있는 원유철 의원도 보좌관이 지난해 서울남부지검 수사로 구속된 적이 있고, 과거 대우조선해양 수사에서도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의 비판을 의식해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또는 정기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관련 법안이 본격 논의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에서 검찰이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병채·박효목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