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기술한계 봉착 가능성… 추가도발은 시간문제”

국정원‘63일 중단’분석

“잦은 시험에 경제적 어려움
美전략자산 전개 부담감도”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60일 넘는 도발 중단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난항, 대북 제재·압박과 잦은 미사일 시험에 따른 재정적 어려움 등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전문가들도 북한의 도발 중단이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둔 행보라기보다 미사일 개발에 있어 기술적 한계에 봉착한 탓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최근까지 미사일 엔진 실험을 수차례 진행했으나, ICBM을 완성하지는 못한 단계”라고 보고했다고 한 정보위원이 전했다. ICBM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대기권 안에 들어오는 재진입 기술이 필수적인데 북한이 이에 필요한 핵심 기술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국정원은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제재와 압박 때문에 경제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김정은 체제에 들어 미사일 시험발사를 빈번하게 추진해 재정적 여력이 부족해진 점도 북한의 장기간 도발 중단 이유로 거론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 배치가 본격화된 것도 추가 도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전문가들도 북한이 63일째 도발을 중단한 것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추가 실험을 못 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1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도발을 안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못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도 “북한이 다음으로 예고했던 것이 핵탄두를 실은 ICBM급 화성-14형을 태평양 상에 떨어뜨려 핵 무력을 완성한다는 건데, 섣불리 화성-14형을 쐈다가 6000~7000㎞를 날아 바다에 빠지면 이전에 보여준 3000㎞ 비행 기술이 다 의미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도발이 시간 문제라고 평가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국제사회의 초고강도 대북 제재로 북한이 지난 9월 15일 화성-12형 발사 후 거의 두 달 동안 새로운 도발을 자제하고 있지만, 유엔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그때에는 다시 ICBM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정원도 국회 정보위에 “북한이 언제든지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개연성이 있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영주·유민환·김유진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