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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9일(日)
이요원 “미란·세빈 언니 덕에 애교가 절로 나왔어요”
‘부암동 복수자들’서 귀엽고 맹한 재벌 딸 연기하며 호평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제가 평소에는 그다지 귀여운 스타일이 아니고 애교도 없어요. 그런데 이번 드라마 하면서 저도 모르게 애교가 나오는 거예요. (웃음) 저도 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작품이었습니다.”

이요원(37)이 또 하나의 대표작을 추가하며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지상파를 위협하는 경쟁력을 과시하며 지난 16일 막을 내린 tvN 수목극 ‘부암동 복수자들’. 이요원이 연기한 주인공 김정혜는 지금껏 드라마에 등장했던 수많은 재벌가 여성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고, 이게 화제를 모으면서 드라마도 생기를 얻었다.

드라마 쫑파티를 즐겁게 마친 이요원을 인터뷰했다.

◇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귀엽게 나온 것 같아요”

“사실 처음에 제안받았을 때는 지금껏 해온 재벌가 여성과 같은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 안되겠다 생각했어요. 얼핏 봤을 때는 똑같은 재벌집 이야기더라고요. 다른 점이라고 해봐야 이전에는 제가 재벌가에서 경영에도 참여하는 여성이었다면 이번에는 직업 없이 집에 있는 ‘사모님’이라는 점이었죠. 또다시 재벌가 여성을 연기하면서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줄 자신이 없어서 이 작품은 아니다 싶었어요.”

드라마 첫회 도입부만 봤다면 아마 시청자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듯하다. ‘황금의 제국’ ‘불야성’ 등에서 경영권 다툼을 하는 재벌 2세, 돈 많은 기업가를 연기한 이요원이 이번에도 ‘가진 건 돈밖에 없는’ 도도한 인물로 등장하니 이전에 했던 역과 다를 게 없어 보였다. 그러나 반전이 나오는 데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웬걸, 대본을 읽어봤는데 전혀 엉뚱한 모습이 나오는 거예요. (웃음) 아, 이거 내가 생각했던 캐릭터가 아니구나. 이걸 만약에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기존에 한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 싶었어요.”

기존 드라마에서 재벌가 여성은 차갑거나 거만하게 그려졌고 아니면 정반대로 티끌 하나 없이 순수하게 그려졌다. 김정혜는 옆길로 샌 인물이다. 새침하지만 귀엽고, 순수하지만 맹한 캐릭터다. ‘가진 건 돈밖에 없다’는 설명이 따르는 인물인데, 돈만 있을 뿐 가족의 사랑을 받은 적이 없고, 친구도 자식도 없다. 그런 그가 ‘복수자클럽’을 결성하며 만난 홍도희(라미란 분), 이미숙(명세빈)과 우정을 나누면서 성장하고 변하게 된다.

이요원은 “생각했던 것보다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제가 훨씬 더 귀엽게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시놉시스나 대본에는 김정혜가 그 정도로 귀엽게 그려지진 않았어요. 원작도 그렇고요. 주변에서 ‘귀엽다’는 반응이 나오니까 도중에는 제가 너무 귀엽게 간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어요. 첫방송 나가고는 스태프가 시청자 반응을 보며 저를 놀리기도 했어요. ‘네 안에 있는 정혜가 나오는 것 같다’는 말도 들었어요.(웃음) 그런데 언니들과 연기를 하니까 실제로 제가 좀 달라졌어요. 제가 셋 중 막내이고, 언니들과 연기를 해보는 게 처음이라 극 중에서처럼 ‘언니~~잉’이라는 애교랑 응석이 실제로도 막 나오더라고요.(웃음)”


◇ “웃다가 NG 나서 너무 힘들었어요”

이요원은 “이번 드라마 촬영이 너무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신동미 언니만 빼고 라미란 언니, 명세빈 언니와 연기한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제가 좀 낯가림이 있어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인데, 언니들이 워낙 편하게 대해 주셔서 금세 친해졌어요. 어휴, 특히 미란 언니가 너무 유쾌하셔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어요.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니 재미있는 장면도 많이 나오고 애드리브도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저는 애드리브를 잘 못하는데 미란 언니가 너무 자연스럽게 하니까 보조 맞추다 보니 그냥 어떻게 코믹 연기가 잘 나왔던 것 같아요.(웃음)”

재벌 사모님이 홍도희의 허름한 집 화장실에서 만취한 채 볼일을 보다 휴지가 없어 휴지 달라고 주정을 부리고, 홍도희의 아들이 끓여준 해물 라면이 너무 맛있어서 급하게 먹다가 뜨거워서 도로 뱉어내는 등의 천진한 모습을 이요원은 사랑스럽게 소화해냈다.

“라면을 먹다가 뜨거워서 뱉는 게 원래는 대본에 없었는데 같이 분위기에 휩쓸려 연기하다 보니 제가 자연스럽게 그런 연기를 하게 되더라고요.(웃음)”

이요원은 “미란 언니 때문에 고생했다. 한번 웃음 터지면 계속 생각이 나서 촬영을 하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언니가 엄청 웃겼다”며 깔깔거렸다.

“마지막 회에서도 미란 언니가 동미 언니 등을 마사지해주는 장면에서 대본에도 없는 디테일을 미란 언니가 엄청 살렸어요. 동미 언니 등을 막 쥐어뜯으며 마사지하고 협박하는데, 그걸 또 동미 언니가 다 능청스럽게 받아주는 모습이 얼마나 웃겼는지 몰라요.”

그는 “이렇게 대사를 안 외워온 작품은 처음”이라고도 했다.

김정혜가 밖에서 아들을 낳아온 남편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사실은 순진한 ‘맹탕’이라 조리 있거나 똑똑하게 말을 하기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수시로 앙증맞게 ‘화이팅!’을 외치기는 했지만, 그다음 말은 별로 없는 식이다.

“대사 때문에 스트레스 안 받기는 처음인 것 같아요. 내용 자체도 재미있는데 대사로 인한 스트레스도 안받아서 이번 드라마는 너무 즐거웠어요.”

◇ “남편 최병모·의붓아들 이준영 얄미울 정도로 잘해”

‘부암동 복수자들’이 성공한 데는 모든 연기자의 고른 호연이 자리했다. 이요원의 남편을 연기한 최병모와 의붓아들을 연기한 그룹 유키스의 이준영도 빼놓을 수 없다.

“최병모 선배는 얄미워서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너무 잘하셨어요. 딱 정혜의 남편 ‘이병수’ 그 자체였죠. 준영이도 전혀 밀리지 않았어요. 제가 준영이 나이 때는 선배님들 앞에서 떨려서 목소리도 제대로 안 나왔는데, 준영이는 너무 잘했어요. 경력이 오래되고 엄청난 기를 가진 세 여자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웬만한 강심장 아니면 못할 텐데 해내더라고요. 준영이한테 가수 때려치우고 배우 하라고 했어요.(웃음)”

이요원은 그간 작품에서 ‘흙수저’와 ‘금수저’를 수시로 오갔다. 어떤 연기가 편할까.

“아무래도 ‘흙수저’ 캐릭터가 액션이 많아요. 몸으로 해야 하는 일이 많고, 엄청 많이 돌아다녀야 하죠. 반면 재벌 캐릭터들은 몸은 편하지만 대사가 어렵고 힘들었어요. 이번 김정혜는 달랐지만요.(웃음)”

“어릴 때 귀여운 캐릭터를 너무 많이 해서 질려 있었다”는 그는 “오랜만에 김정혜 같은 캐릭터를 만나니 다시 조금씩 변화를 꾀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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