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黨·政·靑 회의… 입법 본격 시동

박상기 법무장관·조국 수석 참석
반대하는 野와 치열한 공방 예고

청와대와 정부,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오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위한 당·정·청 회의를 열고 국회 입법화를 위한 논의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당·정·청 회의 참석을 위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는 등 당·정·청이 연내 공수처 법안 통과를 목표로 의지를 보이는 상황이지만 자유한국당 등이 공수처 설치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향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후 열리는 당·정·청 회의에서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조 수석 등이 참석해 공수처 관련 안건에 대해 논의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앞서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줄기찬 증인 출석 요구에도 국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공수처 설치가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 최대 과제 중 하나인 만큼 조 수석의 당·정·청 회의 참석은 공수처 법안 통과를 위한 청와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말이 나왔다.

이번 당정 회의는 공수처 설치를 둘러싼 국회 입법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당·정·청이 구상하는 공수처 안에 대한 큰 그림이 반영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 소위원회는 오는 21일 회의에서 공수처 관련 법안 4건을 심사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수처 설치 법안이 법사위 소위에 상정되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행정부 고위직, 국회의원, 판검사 등 고위 공직자의 각종 비리를 수사하는 독립 기관인 공수처 설치는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핵심 공약으로 이 법안의 처리 속도에 따라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다른 개혁 과제들의 추진 동력이 좌우될 전망이다.

그러나 야권의 반발이 만만찮아 통과는 불투명하다. 한국당은 공수처장이 정부와 여당의 입맛대로 임명돼 야당을 표적 사정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 등을 들어 공수처 설치 자체를 반대하고 있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역시 공수처장 임명 방식과 규모 등 각론에서 여권과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