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규 “웃음에 목마른 시청자에 자극제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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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미달이아빠’ 박영규
17년 만에 시트콤으로 컴백
사위·딸에 기대 사는 장인役
내달 4일 밤 8시20분 첫방송

“웃음을 주는 게, 내 할 일이다.”

영원한 ‘미달이 아빠’인 배우 박영규(사진)가 ‘순풍 산부인과’ 이후 17년 만에 시트콤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박영규는 20일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새 일일극 ‘너의 등짝에 스매싱’(스매싱)의 기자간담회에 연출자인 김병욱 PD와 함께 참석했다. 박영규는 “‘순풍 산부인과’를 보지 못했을 어린 친구들이 유튜브 등에서 영상을 보고 날 ‘미달이 아빠’라 부르며 말투를 흉내낸다”며 “그렇게 웃음에 목마르고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자극제, 영향제가 되는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순풍 산부인과’의 연출자와 출연자로 만난 후 각자의 길을 걷던 두 사람은 지난 6월 김 PD의 부친 장례식장에서 재회했다. 조문객이 모두 돌아간 늦은 새벽 둘의 대화 속에서 ‘스매싱’이 태동했다. 박영규는 “다른 곳에서 시트콤 출연 제안을 받았으나 늘 마음 속으로 김 PD를 그려왔다”며 “김 PD가 아버지를 떠나보냈듯 나도 아들을 잃은 적이 있었는데 ‘순풍 산부인과’에 출연한 아빠를 자랑스러워하던 아들의 말이 기억에 남아서 꼭 다시 김 PD와 만나 작업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스매싱’은 80만 명의 자영업자가 폐업하는 불황 속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며 ‘사돈집 살이’를 하는 힘없는 가장 박영규를 둘러싼 가족극이다. ‘순풍 산부인과’에서 처가살이하던 사위가 20년이 지난 후 사위와 딸에게 기대 사는 못난 장인이 된 셈이다. 사돈의 집에 얹혀 사는 아이디어는 박영규가 직접 냈다.

김 PD는 “선배님과 20년 만에 다시 만났지만 같이 기획서를 쓰고 이야기를 만드는 게 여전히 편했다”며 “선배님도 코미디에 대한 갈증이 많더라. 저 역시 은퇴까지 생각했었는데 선배님과 다시 만나니 옛집에 돌아온 것처럼 익숙하고 좋다”고 말했다.

이에 박영규는 “시대가 주는 짜증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나도 그런 짜증을 가중시키는 공범인 것 같아 남 탓을 하지 않으려 한다”며 “김 PD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웃음을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다”고 화답했다.

‘너의 등짝에 스매싱’은 오는 12월 4일 오후 8시 20분에 첫 방송된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