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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용식 논설주간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22일(水)
北 봉쇄가 ‘평화와 통일’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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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논설주간

JSA 도끼 만행과 ‘총격 도발’
文대통령 두 사건 모두와 연관
강력한 응징이 再도발 억지력

귀순병 공격에도 맞대응 회피
햇볕정책 ‘北연명 核개발’ 도와
北 제재網 구멍 내는 일 말아야


판문점은 남북 군사력이 직접 대면하는 유일한 지대다. 원래 양측 초소가 교차 설치되고 병력도 남북을 오가는 등 말 그대로 공동경비구역(JSA)이었다. 그러나 1976년 북한군의 도끼 만행 이후 군사정전위 회의실과 중립국감독위 사무실을 제외한 판문점 전 지역에 군사분계선이 적용돼 JSA 기능은 사실상 없어졌다. 도끼 만행과 지난 13일 귀순병을 향한 북한군 총격은 이곳에서 발생한 가장 중요한 두 사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41년을 격한 두 사건에 모두 관련돼 있다. 도끼 만행 당시 문 대통령은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여단 소속 상병이었는데, 미루나무 제거 작업을 문 대통령 부대가 맡았다(‘문재인의 운명’ 162쪽). 이번엔 군 통수권자로서 총격 도발을 다루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경고사격이라도 하는 게 국민이 생각하는 교전수칙”이라며 판문점 교전수칙 수정까지 언급한 데는 과거 경험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런데 하루 뒤 청와대 측은 “상식선에서 (말씀)하신 것”이라면서 “전적으로 유엔군사령부 관할이라 임의로 수정할 수 없다”고 했다. 대통령 발언을 비전문적이라고 격하하고, 그 취지도 뒤집었다. 유엔사가 사실상 한미연합사령부이고, 실질적 판문점 경비는 한국군이 맡고 있음을 애써 외면한 궤변에 가깝다. 군사 주권 운운하며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을 외치면서도, 막상 북한군의 공격에 대해서는 유엔사로 관할과 책임을 떠넘기는 이중성도 심각하다.

판문점의 상징성 때문에 충돌 때 응전은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두 사건의 처리 방식은 정반대다. 유엔사 측은 1976년 8월 18일 초소 시야를 방해하는 미루나무 가지를 절단하려 했다. 이때 북한군이 습격해 미군 장교 2명을 도끼 등으로 살해했다. 한·미는 준전시 체제(데프콘3)에 돌입했고, 사흘 뒤 미루나무를 제거했다. 유사시 1단계로 서부 전선에서 개성 등 38선 이남 지역을 수복하고, 2단계로 전면전에 돌입하는 작전도 준비됐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면서 특전사 장병 64명으로 결사대를 조직해 투입했다. 확전을 우려한 미군 측의 제지에도 북한 초소 4개까지 도끼로 때려 부수는 보복 작전을 강행했다. 북한은 어떤 대응도 하지 못했고, 김일성은 미군 피살에 유감을 표했다.

이를 계기로 양국은 1978년 연합사를 창설한다. 1953년 이승만 대통령의 북진 통일 의지가 한·미 동맹을, 도끼 만행 때 박정희 대통령의 응징 의지가 연합사를 탄생시킨 셈이다. 도끼 만행 사건의 교훈은 선명하다. 북한의 도발엔 한·미 양국이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갖추고, 말 아닌 행동으로 강력한 응징에 나서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결기는 사라졌다. 도끼 만행 이후 판문점도 남북으로 분단됐다. 남측으로의 총격이나 진입은 남침과 다름없다. 그럼에도 현 정부와 군의 응징 의지는 물론 문제의식조차 선명하지 않다. 오히려 ‘북한 정권 제재와 주민 지원은 다르다’면서 대북 교류와 지원에 연연하고 있다. 미국은 20일 북한을 ‘살인 국가’라며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최대 압박에 나섰는데, 문 정부는 민간인 방북과 북한산 생수 반입을 허용하고, 800만 달러 지원 결정도 했다. 아프리카 국가들까지 동참하는 봉쇄망에 구멍을 뚫는 일을 한국이 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 상황은 언제든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임계 상황에 근접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이 전하는 귀순 병사의 상태는 최전방 최정예 군대조차 기본 보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황병서 숙청설이 말해주듯 엘리트 등 북한 체제 핵심계층의 동요도 커졌다. 태영호 전 북한 공사는 미 의회 청문회에서 이젠 아랍식 봉기 가능성도 있다고 증언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그 의도와 상관없이 ‘고난의 행군’을 하던 북한 독재 체제를 연명시키고, 핵무기 자금까지 대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런데 문 정부 들어 그럴 위험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장거리미사일 발사 뒤 문 대통령의 ‘독자 제재’ 공언이 유야무야됐다. 판문점 교전수칙 입장 번복도 마찬가지다. 권력 핵심의 친북이 문제다. 제2 햇볕정책으로 자유민주 통일 기회를 또 날려버리고, 핵무기까지 용인한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지금은 제재가 평화의 수단이고, 봉쇄가 통일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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