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 졸음운전 참사’ 버스기사 금고 1년刑

1심 “주의 의무 소홀… 열악한 근무환경 참작”

지난 7월 경부고속도로에서 졸음 운전을 하다 7중 추돌 사고를 일으켜 18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버스 운전기사 김모(51) 씨에 대해 법원이 금고 1년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종우 부장판사는 22일 김 씨의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해 “직업상 졸음 운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도 이런 주의 의무를 게을리해 고속도로를 정상 통행하던 평범한 이웃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게 됐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2명이 사망하고 1명은 영구장애를 입는 등 총 18명의 사상자를 발생시켰다는 점에서 혐의가 중대하다”면서 김 씨에 대해 금고 3년을 구형했다. 이 부장판사는 구체적으로 양형 이유에 대해 “광역 버스 기사들의 근무 환경이 열악하고 안전 의식이 부족한 등 이 사건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 만큼 제도 및 의식 개선이 뒤따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이 사실이며, 또한 그러한 사고의 책임을 전적으로 근로자에게만 부담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이틀이나 하루 일한 뒤 하루의 휴식을 취하는 근무 형태는 다른 운전기사들과 같은 일반적인 근무 형태고, 피고인이 휴일에 충분히 쉬었다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등 제반 사정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김 씨의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 일부에 대해서는 공소 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중상해 피해자 A 씨가 “김 씨에 대해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써준 합의서가 제출됐기 때문이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