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못할 稅收 전망치 탓에… 때아닌 ‘추경 편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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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전망치보다 크게 늘 듯
졸업시즌 실업률 높아지는데
올 2월 ‘일자리 추경’편성도

“낮게 전망했다가 꼼수” 지적

정치권에 때아닌 내년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쟁이 불붙고 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이 내놓은 내년 국세수입 전망에 대한 불신(不信)이 깊어지면서 발생한 일이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에 따르면 기재부 세제실이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국세수입 전망치는 틀릴 게 확실시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올해 국세수입은 260조 원대 초반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기재부 세제실은 내년 국세수입을 268조2000억 원으로 내다봤다. 김 부총리의 전망처럼 올해 국세수입이 260조 원대 초반이라면 내년 국세수입 전망치와의 차이가 6조 원(2.3%) 안팎에 불과하다.

정부가 예상하는 내년 경상성장률(물가를 고려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5%이고, 최근 국세수입 탄성치도 1을 넘는다. 이 사실을 고려하면 내년에 세계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지거나, 한반도의 전쟁 위험이 커지는 등 ‘엄청난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정부의 내년 국세수입 전망치는 어긋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국세수입 탄성치가 1보다 크면 경제(경상성장 기준)가 성장하는 것 이상으로 국세수입이 걷힌다는 의미다. 지난해 국세수입 탄성치는 2.42로 최근 10년간 가장 높았다.

문제는 “내년에도 국세수입이 예상보다 많이 걷히면서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는 것이다.

해마다 2월 ‘졸업 시즌’이 되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급격히 높아진다. 올해도 2월 청년층 실업률이 치솟자 정부가 ‘일자리 추경’을 편성했으며, “세금이 예상보다 더 걷혀 재정 건전성을 악화하지 않고도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며 반대 여론을 무마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정부가 일부러 국세수입 전망치를 낮게 잡고, 전망치보다 세금이 더 걷히면 그걸로 내년에 추경을 편성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특히 내년 6월에는 지방 선거가 있어서 상반기에 추경을 편성하면 ‘사실상 선거운동’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야당을 자극하고 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내년 1분기에도 졸업 시즌을 맞아 청년층 실업률이 높게 나올 텐데, 정부가 예상보다 더 걷힌 국세수입 운운하면서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나서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