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100만개 도산 위기에…日, 상속·증여세 확 줄인다

사업승계 촉진 긴급대책 마련

경영 승계에 따른 조세 부담 등으로 향후 100만 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폐업 위기에 몰린 일본에서 경영 승계를 위한 상속·증여세 부담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이 도입될 예정이다. 또 일본 정부는 경영 승계 후 새로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이 내년도 세제 개정에서 중소기업 세대교체를 촉진하기 위해 관련 세금 우대를 확대한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경영승계와 관련된 어려움으로 2025년까지 약 130만 개의 중소기업이 폐업할 위기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사업승계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집중 대응 기간을 설정, 중소기업의 성장력 강화나 사업 존속을 위한 인수·합병(M&A) 시장 정비 등을 포함한 긴급대응책 패키지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정부는 경영승계를 위해 상속·증여되는 비상장주식의 상속·증여세 납부를 일부 유예하는 ‘사업승계 세제’를 통해 중소기업의 경영자 세대 교체를 뒷받침하고 있다. 상속세의 경우 상속된 전체 주식의 3분의 2에 대해 세액의 80%가 유예 대상이다.

그러나 이 제도를 이용해도 후계자에게 상속한 전체 주식에 대한 상속세 중 실질적으로는 53%밖에 유예되지 않아 경영자는 세대 교체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정부의 세제 개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민당 세제조사회는 이날부터 본격 시작되는 세제 개정 논의에서 상속세 납부 유예 대상을 상속 주식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경우 총 상속세 납부 유예 비율은 53%에서 80%로 확대된다.

유예 관련 조건도 완화한다. 현재는 사업 승계 후 5년간 승계 전의 고용 80%를 유지하지 못하면 유예된 세액을 전액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인력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고용 요건이 시대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어, 일본 정부·여당은 고용계획 책정 등의 조건을 붙여 기존의 조건을 철폐할 방침이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