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강경진압 거부’ 고 안병하 경무관 흉상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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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들에 대한 신군부의 강경 진압 지시를 거부한 고 안병하 경무관의 흉상이 설치됐다.

전남경찰청은 22일 전남 무안군 삼향읍 청사 1층 로비에서 고 안병하 경무관의 추모 흉상 제막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안 경무관의 유족과 5·18 단체 대표,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광주·전남 경찰 가족들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표창원 의원과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도 함께했다.

김후식 5·18 유족회장은 추도사에서 “안 경무관의 영웅스러운 기상과 용기, 신념이 많은 광주 시민의 목숨을 구했다”며 “5·18 영웅이자, 의인이며 우리의 동지다. 그의 뜻을 기리고 계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 경무관의 유족 대표는 “돌아가실 때까지 본인을 믿고 따르다 순직하고, 강제 해직된 분들 때문에 죄책감에 괴로워했다”며 “이제는 후배 경찰관들을 믿고 마음 편히 영면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안 경무관의 흉상은 90㎝ 높이로 정복과 정모를 착용한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흉상은 높이 83㎝의 좌대 위에 세워졌다. 흉상은 5·18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이 복원되면 당시 전남경찰국이 있던 자리로 이전된다.

안 경무관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경찰국장(현 전남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신군부의 거듭된 강경 진압 지시에도, 안전에 유의한 시위진압 기조를 유지했다. 또 경찰이 소지한 무기를 회수하고 시민 인권보호에 전력을 기울였다. 이 때문에 직위 해제된 뒤에는 보안사령부에서 혹독한 고문을 받고 후유증에 시달리다 1988년 10월 별세했다.

강성복 전남경찰청장은 “제막식을 계기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했던 고인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인권 경찰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무안=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