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외국인 할매천사’ 2人 ‘노벨평화상 추천’ 각계 뭉쳤다

정·관계 등 망라 추천위 발족
김황식 前총리가 위원장 맡아

‘한센인들의 섬’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40여 년간 봉사하다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간 간호사 마리안느 스퇴거(83)와 마가렛 피사렉(82) 씨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기 위해 이들과 다양한 인연을 가진 각계 인사 35명이 한마음으로 뭉쳤다.

전남도는 23일 서울 중구 달개비 컨퍼런스하우스에서 ‘마리안느·마가렛 노벨평화상 범국민 추천위원회’ 발족식을 했다. 추천위원은 현재 35명으로 정·관계, 학계, 법조계, 재계, 금융계, 복지·의료계를 망라하고 있다.

위원장을 맡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경우, 부인 차성은 여사의 할아버지 차남수(1903∼1990) 씨가 11대 국립 소록도병원장(1960년 6월∼1961년1월 재직)을 지낸 인연으로 한센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그는 총리로 재직 중이던 2012년 5월 차 여사와 함께 소록도를 방문하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전직 총리라는 신분에다 그런 인연 등이 더해져 위원장으로 추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은 언론을 통해 두 천사 할머니의 선행을 접하고 감동을 해 이분들의 봉사정신을 직원들의 소양교육에 활용해왔다. 2011년에 진수한 4만4096t급 벌크선 2척을 각각 마리안느호와 마가렛호로 명명할 만큼 두 분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정 회장은 매년 직원들과 함께 오스트리아에 거주하는 두 할머니에게 감사카드와 연하장 등을 보내고 있다.

대한간호사협회 김옥수 회장과 신경림 전 회장은 “나이팅게일 정신을 진정으로 실천한 두 분을 우리 간호사들이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며 적극 참여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과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두 분의 봉사정신을 학생들의 봉사·인성교육에 적극 활용하는 한편 두 분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의 판권을 구입해 각급 학교에 무료배포할 예정이다. 유럽한인회장을 역임한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은 두 할머니를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왔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