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상생 2017-심포지움>“행사위주 사업으론 한계… 도시- 농촌, 실생활서 보완·접목돼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임정빈(가운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가 지난 17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도농상생 2017 활성화방안 심포지엄’ 2부 토론순서에서 사회자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재봉 건국대 식품유통학과 교수, 김대현 영월농협 가공사업소 소장, 임 교수,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이소희 농산물브랜드 ‘소담’ 대표. 김낙중 기자 sanjoong@

■ (26) ‘도농교류 활성화’ 어떻게 할 것인가 - 下

[토론회 참석자]

장재봉 건국대 교수
김대현 영월농협 소장
김병률 농촌경제硏 부원장
이소희 ‘소담’대표
진행 = 임정빈 서울대 교수


“30년內 77개 마을 소멸 전망
도시·농촌 연속성 고려할 때

‘도시인·기업 상생 사례’제시
농촌 기능적 측면 다시 봐야
헌법에 농업가치 반영 중요”

“아름다운 경치·환경·생태 등
농촌의 공익가치 200조 달해

청년농업인 장려금 확대하고
정착·영농 등 맞춤형 지원을
체험 등 통합 사이트도 필요”

지난 17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중회의실에서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 문화일보 주관으로 열린 ‘도농상생 2017 활성화방안 심포지엄’ 2부에서는 도농상생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문화일보 2017년 11월 21일자 28면 참조) 토론은 좌장인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가 진행을 맡고, 장재봉 건국대 식품유통학과 교수, 김대현 영월농협 가공사업소 소장, 김병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이소희 농산물브랜드 ‘소담’ 대표, 방청객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장재봉 교수 = 도시와 농촌, 혹은 농촌과 도시가 제각기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도시와 농촌이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요인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러한 농촌과 도시의 현실과 특성이 도농 상호교류를 통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충족할 수 있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이를 통해서 도농상생, 또는 도농교류로 발전돼 왔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이들이 도농상생, 도농교류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마 1사1촌 운동일 것입니다. 2003년부터 시작된, 대표적인 것인데요. 1사1촌을 통해서 부족한 일손 돕기, 농촌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그 기업이 사갈 수 있는 그런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문화일보 등 언론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해 주셔서 나름의 성공사례로 평가받았고, 일부 아시아 지역 국가에 벤치마킹 사례로 수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도시에서 농촌으로, 어떻게 보면 다소 일방적인 흐름, 일방적인 이동을 강조하는 측면이 조금 있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농촌이 일방적으로 받는 입장이라는 것을 다소 강하게 부각하는 측면도 있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있는 것입니다. 이제 도농상생이 규모를 더 확대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행사 위주의 사업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공간적이고 기능적인 측면에서 확대하거나 혹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가 인구감소일 것입니다. 향후 30년 내에 77개 농촌 지역의 지방자치단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이것이 무너지게 된다면 농촌 지역이 없어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외국에서는 공간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도시와 농촌의 연속성’이란 말이 있습니다. 그런 개념도 이제는 한번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공간적인 문제, 사회의 지속적인 문제도 도농상생의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농촌과 농업의 기능, 흔히 말하는 다원적 기능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기반이 돼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엔 ‘교육’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제기되는데요. 생활의 기본인 먹거리 교육, 식생활 교육, 혹은 영양 교육까지도 포괄하는 의미의 교육을 한번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헌법에 포함하자고 하는 운동은 이런 측면에서 매우 적절한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농촌의 성공사례뿐만 아니라 도시의 사례, 혹은 도시인의 사례, 기업의 사례들도 함께 제시 홍보하고 또 이런 자리에서 발표하고 같이 들어보는 기회가 꾸준히 마련된다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도시-농촌, 혹은 농촌-도시의 상생이 앞으로 계속 발전해 나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대현 소장 = 오늘 이런 자리 자체가 우리가 굉장히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서울분들이 체험을 위해 (영월에)내려오면 제가 그분들을 안내할 때 맨 처음에 다 눈을 감게 합니다. 눈을 감으라고 하고, “오늘 여기 오신 것에 만족하면 1만 원씩 꺼내서 저한테 달라”고 얘기를 합니다. “여러분이 극장 가서 영화를 봐도 돈을 내는데 영화를 본 것보다 더 좋은 경치를 보고 있음에도 돈을 안 내고 가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 하고 제가 돈을 걷으려고 하면 정말로 주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농촌의 역할이 이런 것입니다. 저희가 지난해 6차 산업 전국 우수사례 경연대회 대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결정이 났는데 농수산물 파워브랜드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기로 결정이 났습니다. 이런 것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의 변화로 이뤄낸 것들입니다. 저희가 현재 연간 매출액이 150억 원이지만 제가 1996년에 입사했을 때는 7800만 원이었습니다.

△임정빈 교수 = 아름다운 경치를 봤으니까 1만 원을 내라고 했더니 내려고 하는 분도 있었다고 하셨는데 이것이 공익적 가치입니다. 일반적으로 좋은 경관, 환경과 생태 등에 이르기까지 뭔가 만족이 증가하면 돈을 내는 것이 경제학이거든요. 그런데 농촌이 뭔가 가치는 있는데 그것을 고려할 수 있는 시장이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 경제학자들은 가상가치평가, 선택실험법 등의 기법을 통해서 이것을 계산해 냅니다. 그런 것이 200조 원 정도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 농업생산액이 40조 원 조금 넘습니다. 그것보다도 훨씬 더 큰 공익적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 바로 농업·농촌인 겁니다.

△이소희 대표 = 국가적으로 농촌 쪽에서 풀어줄 수 있는 사회 문제가 굉장히 많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도농상생은 오히려 농촌보다 도시민들을 위한 측면이 더 강하다는 것이지요. 도시민을 위한, 도시를 위한 것이 농촌의 가치 창출이 될 것이라 여기고 접근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 소장 = 귀농·귀촌할 때 아주 큰 꿈을 갖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5년을 버티기 어렵습니다. 그 지역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서 살아가기가 어렵습니다. 고소·고발 사건도 많이 생기고요. 귀농·귀촌해서 온 사람들이 한 편이 되고, 토종으로 계시던 분들이 또 한 편이 돼서 서로 고소·고발을 하는 사건이 한 마을 아무 데고 한두 건씩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 정도로 함께 어우러져 가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것은 문화적 차이에서 나타나는 부분의 문제이고요. 둘째는 지자체에 대한 문제, 셋째는 법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배운 것이 없어서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시골에 살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제가 시골에 살고 있기에 서울에 있는 제 친구들도 있을 수 있는 거예요. 시골을 지키고 있는 저희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도시에 있는 분들이 이해해 주시고, 또 그분들이 뭔가 얻을 수 있도록 시골에서는 그것에 맞춰주는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임 교수 = 방청객 중에 질문 있으십니까?

△진재혁(성결대 학생) = 저는 진정한 도농상생이 이뤄지려면 직접적인 인구의 이동, 청년의 이동이 농업으로 이뤄져야 하고, 도시와 농촌이 동등한 위치에서 문화적 교류나 지역적 교류가 있을 때 진정한 도농상생이 된다고 이해를 했습니다. 저희 같은 청년들이 직접적으로 농업으로 갈 수 있는 농업만의 메리트, 지역만의 메리트가 무엇이 있을지, 농촌으로 안 가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질문드립니다.

△김병률 부원장 = 사실 청년들이 농촌에 가서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유인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런데 청년들이 막연하게 농촌에 가서 농업에 종사하는 것 자체가 마지막 수단이라는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아요. 또 어른들이 그렇게 얘기해 왔고요. 프랑스 같은 경우를 보면 지금 40년 됐는데 청년취농급부금이라고 해서 청년들이 농촌에 가서 취농을 하면 그 청년들이 정착할 때까지 생활비를 상당 부분 지원해 주는 게 있어요. 그러면서 농업에 정착하게 하고 그렇게 해서 프랑스 농촌의 평균연령이 엄청 줄어들었어요. 우리나라는 지금 평균이 66세예요. 프랑스 사례를 일본에서 3~4년 전에 시작을 했고 우리나라가 작년인가 재작년부터 시작을 했는데 그것을 대폭 확대하고 홍보를 많이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 대표 = 농촌에서는 농사만 지어야 된다는 고정관념들 때문에 다양한 농업의 직업군이라든지 다양한 진로들이 빛을 많이 못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농업도 젊은층의 아이디어나 추진력에 대한 갈증이 굉장히 큽니다. 그런 부분들에 있어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능력을 농촌에서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요. 지금 경상북도의 경우에도 청년들이 농촌으로 오면 한 달에 100만 원씩 돈을 줘요. 그런데 그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 것인지, 그들이 그 100만 원을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도 함께 알려주었으면 좋겠어요.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싶고 농업 경영을 하고 싶은 예비 경영인들에게 땅이 없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도 단계적으로 지원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돈이 아니라 어떻게 정착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다양한 직업군들을 소개해 주고, 그들의 능력에 맞춰서 투입될 수 있는 농업의 가치나 진로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다음에, 돈을 지급해 줘야 맞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농업에 있어서도 다양한 직업군별로 본인의 능력, 본인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살릴 수 있는 그런 장이 확실하고도 충분히 열려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윤미경(주부) = 도농상생을 생각하면 그냥 로컬푸드를 이용하는 것, 아니면 팜스테이를 하는 것, 아이와 가서 농촌체험을 하는 것, 이 정도가 저한테 와 닿는 전부거든요. 아마 제 주변의 다른 주부들도 그럴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제가 로컬푸드를 이용해 보려고 하면 각 지역의 사이트마다 다 들어가야 되더라고요. 강원도 사이트, 충청도 사이트 따로 들어가야 되는데 거기에서도 주문을 하면 반은 실패고 반은 성공이에요. 그래서 제대로 검증된 물건인지 알 수 없는 문제점이 있고요. 해당 도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임에도 그렇게 안 돼 있더라고요. 그리고 팜스테이나 농촌체험도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도 있는데 솔직히 객관적으로 찾아보기가 상당히 힘들어요. 뭔가 하나의 통일된 사이트가 아니라 각각의 지역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접근이 너무 어려워요. 이런 것들을 하나로 묶어서 관리해 주는 정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리 =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