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러 트레티아코프 ‘도핑’ 적발… 소치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 박탈

‘금지 약물’에 궁지 몰린 러
“KHL 보이콧” 거론하며 맞불

캐나다·스웨덴·체코·핀란드
“KHL선수 평창 출전 허락을”

2014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러시아)가 금지약물을 사용한 것이 적발돼 메달을 박탈당했다. 러시아 선수의 금지약물 복용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다음 달 5일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IOC는 23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스켈레톤 선수 4명에 대해 도핑(금지약물 복용) 규정 위반 혐의로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트레티아코프를 비롯해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스켈레톤 동메달리스트 엘레나 니키티나가 포함됐다. IOC는 트레티아코프와 니키티나의 메달을 박탈했다. IOC는 이달 러시아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6명을 실격 처리하고 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50㎞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더 레그코프, 은메달리스트 막심 빌레그자닌도 명단에 포함됐다.

도핑 규정 위반으로 러시아는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획득한 금·은·동메달 각 2개씩 모두 메달 6개를 박탈당했다. 이에 소치동계올림픽 메달 순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당시 러시아는 금메달 13개, 총 메달 수 33개로 양쪽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러시아는 그러나 총 금메달 수는 2위 노르웨이(11개)와 같아졌고, 총 메달 수는 27개로 줄어 미국(28개)에 밀리게 됐다.

다음 달 열리는 IOC 집행위원회를 앞두고 러시아 선수의 약물 복용이 계속 터져 나오면서 러시아에 대한 징계 수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OC가 러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여자멀리뛰기 다리야 클리시나가 개인자격으로 출전한 바 있어 러시아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 무대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IOC가 러시아 국기 사용 금지, 국가 연주 금지, 개회식 참석 제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도핑 규정 위반 문제로 궁지에 몰린 러시아는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의 평창동계올림픽 보이콧 가능성을 계속 거론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를 보내지 않기로 한 가운데 세계 2위 리그인 KHL까지 평창동계올림픽에 불참할 경우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는 이름뿐인 대회가 되고 만다.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KHL 회장은 이달 초 “IOC가 기존의 스포츠계 질서를 해체하고 있다”며 “NHL을 따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가 두마(하원)가 KHL의 평창 동계올림픽 불참을 허용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캐나다 CBC는 캐나다, 스웨덴, 핀란드, 체코 아이스하키협회가 공동으로 KHL에 서신을 보내 평창동계올림픽에 소속 선수의 출전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캐나다가 국가대표 25명 중 16명을 KHL 소속 선수로 채우는 등 NHL이 빠진 상황에서 KHL 선수는 각국의 주축 멤버이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