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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23일(木)
하현우 밴드 국카스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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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조용히 귀를 막은 채/눈을 감으며 춤을 추는 너/ 등 뒤에 나를 놓은 채/ 거울을 보며 춤을 추는 너/ 거칠은 손을 내밀며/ 같이 하자고 말을 하는 넌/ 불안한 몸짓으로 난/ 거울을 보며 나를 찾고 있네.’ 4인조 록 음악 밴드인 국카스텐(Guckkasten)의 노래 ‘거울’ 한 대목이다. 국카스텐의 리더이면서 보컬과 기타를 맡은 하현우(36)가 작사·작곡한 것으로, 국카스텐을 상징하는 대표곡 중의 하나다. 어느 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벌거벗은 모습과 방송에서 흘러나오던 ‘뽕짝’ 노래에서 영감이 떠올라 ‘거울에 투영된 자아(自我)의 균열·상실·혼란’을 표현했다고 한다. 전규호(기타) 이정길(드럼) 김기범(베이스) 등 멤버 전원이 각기 군계일학(群鷄一鶴)인 국카스텐은 ‘보다(Guck)’와 ‘상자(Kasten)’의 독일 고어(古語)를 합성한 ‘들여다보는 상자’를 의미하는 이름이다. 화려한 장면이 환상적으로 이어지는 만화경처럼 다채롭게 폭발하는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추구하고 싶다는 취지로 붙였다고 한다.

그 출발은 2000년에 결성한 그룹 뉴 언밸런스(New Unbalance)였다. 2003년엔 더 컴(The C.O.M)으로 개칭했다가 2007년 국카스텐으로 출범하기까지 일부 멤버가 바뀌긴 했지만, 2009년 첫 정규 앨범을 내놓은 이래 사이키델릭·하드록·일렉트로니카 등은 물론 포크까지도 훌륭하게 소화하며 주요 음악상을 휩쓸기도 했다. 대다수가 하현우 작사·작곡인 이들의 수두룩한 명곡 중에는 지난해 발표한 ‘펄스(Pulse)’도 있다. ‘희미하게 뛰고 있는/ 묻어 버린 맥박들이/ 날 알아볼 순 없겠지/ 날 기억하진 않겠지/ 어디에도 없는 나는/ 다른 이의 숨을 마셔/ 살아 있는 척하겠지/ 눈치채진 못하겠지’ 하고 시작해 ‘어디에도 없던 너/ 나는 향기로운 숨을 마셔/ 날 기억하려고 하네/ 다시 나는 숨을 쉬네’ 하고 끝나는 노래다.

‘펄스’ 이후 1년 5개월 만인 지난 15일 새 미니앨범 ‘이방인’을 통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존재해야 하는지’를 되새기게 함으로써 ‘국보급 밴드의 귀환’이란 찬사도 받은 국카스텐이 오는 25일 부산에서 시작해, 12월 24∼25일 서울에서 마무리하는 순회 공연 ‘해프닝(Happening)’을 연다. 찬바람 부는 계절에 철학적이면서 열정 넘치는 음악으로 많은 사람의 가슴을 뒤흔드는 무대일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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