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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23일(木)
제2의 변창훈을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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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사회부 부장

2013년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법률보좌관으로 근무하면서 검찰의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변창훈(48·사법연수원 23기) 서울고검 검사의 투신자살은 검찰 안팎에 큰 파문을 던졌다. 지난 2일 검찰은 국정원 감찰실장이던 장호중(50·연수원 21기) 부산지검장과 변 검사, 이제영(43·연수원 30기) 대전고검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변 검사는 법원의 구속영장 심사 당일인 6일 조언을 구하러 갔던 한 로펌의 빌딩에서 투신했다. 국정원 파견검사 3명이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국정원 댓글팀의 위장 사무실과 가짜 자료를 만들고, 관련자들에게 허위 진술을 조언해 ‘친정’인 검찰의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난 1차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국정원 소속 정모 변호사에 이은 변 검사의 자살은 검사들을 정신적 공황에 빠트렸다. 당장 ‘청와대 발 적폐청산 하명수사가 변 검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구원(舊怨)이 있는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팀에게 이 수사를 맡긴 것부터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변 검사의 자살을 놓고 2013년 4월 국정원에 파견된 지 보름 만에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만큼 상황 파악이 제대로 안 된 검사로선 국정원 또는 상급자인 선배 검사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동정론도 적지 않았다. 따라서 구속영장 청구는 장호중 검사장 한 명으로 충분한데, 굳이 변 검사와 이제영 검사에게까지 책임을 물어야 했느냐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변 검사 자살 다음 날 법원이 장 지검장과 이 검사 및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고일현 전 국정원 종합분석실 국장 등 네 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함으로써 이 주장은 힘을 많이 잃었다. 변 검사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상당수 검사는 서슬 퍼런 박근혜 정권 1년 차에 정권 탄생의 정당성을 심각히 훼손할 수 있는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에 대한 증거조작 지시를 거부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변 검사나 장 지검장이 법률가로서의 기본을 지켜 증거조작을 거부하고 검찰로의 원대복귀를 신청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멀리 갈 것 없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과거를 보면 된다. 당시 수사무마 압력이 있다고 폭탄 발언을 했던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은 그 후 4년 동안 지방의 고검검사로 전전했다. 검찰을 떠나라는 압력이었다. 정권교체가 없었으면 그러다 옷을 벗었을 그 길을 아마도 변 검사나 장 지검장이 갔을 것이다.

검찰은 잘못된 지시를 거부할 수 있도록 검사 복무규정을 만들겠다지만 부질없다. 눈 한 번 감으면 정권 내내 꽃길을 걸을 수 있고, 반대면 형극의 길을 가든 퇴직해야 하는 상황에서 검사가 기본대로 하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정권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검찰 잔혹사를 멈추기 위해선 검사가 법대로 해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인사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법무부 장관이 가진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넘기고, 법무부 검찰인사위원회에 실질적인 권한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 청와대 마음대로 검찰인사권을 휘두르는 현 제도를 개혁하지 않는 한 제2, 제3의 변창훈 검사가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sdgim@
e-mail 김세동 기자 / 사회부 / 부장 김세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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