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韓·中, 대화 통한 평화적 北核해결 입장 확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3일 중국 베이징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조찬 특파원간담회에 참석해 전일 개최된 왕이 외교부장과의 한·중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국 외교장관 회담내용 설명
“文대통령 訪中관련 긴밀 소통”
의제서 ‘사드’ 제외 못시킨 듯

문재인 대통령이 12월 중순 중국 국빈 방문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봉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중 정상회담 사전조율 과정에 중국 측은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를 언급하는 등 좀 더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 제재 해소 등 성과가 나오더라도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가 또다시 등장한다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3일 오전 베이징(北京)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전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 내용과 관련, “양 측은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최근 양국 관계 개선 추세를 강화하고 발전시켜나가는데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성공적인 방문이 되도록 관계 당국이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면서 “이를 위해 대통령 방중에 앞서 재중 한국 기업의 어려움 해소와 양국 인적 교류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한·중 양국 제반 분야 교류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조처를 하자고 답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입장을 재확인했다”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강 장관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대해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지만, 사드 문제 의제 제외 등 우리 측의 요구를 관철시키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필리핀 순방 중에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방중 때는 사드 문제는 의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양국 관계 정상화를 합의한 이후 첫 정상급 만남이었기 때문에 중국 내부용 메시지로 사드 문제를 상기시킨 것을 양해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방중 기간에도 또다시 이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것은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정부는 다가올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사드를 언급하지 않도록 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국빈 방한 중인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수교 25주년을 맞는 양국의 미래지향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현황을 점검하고 다양한 분야의 실질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당초 24일에 국회에서 연설할 예정이었으나 자국의 정치문화상 적절치 않다며 양해를 구하고 이를 취소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베이징=박세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