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선임기자의 정치 카페>우파결집·중도통합·보수가치…洪·安·劉 ‘야권통합 3색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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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뒤 전례 없이 짧은 시간에 정치 일선에 복귀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야권의 주도권을 겨냥한 통합 행보에 나섰지만 각자의 명분과 지지기반, 정치적 셈법이 달라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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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洪 - 우파 총집결론

바른정당 추가 입당 문 잠그고
복당파·재야보수 등 외연 확장
민주당과 1대1 양자구도 계산

◇홍준표의 ‘우파 총집결론’= 홍 대표는 한국당 중심, 홍준표 중심의 보수·우파 총집결을 외치면서도 “바른정당 추가 탈당자를 더 이상 받지 않겠다”며 문을 걸어 잠갔다. 두 가지 생각이 담겨 있다. 바른정당을 무력화하고 보수 본당의 힘을 과시했으니 그만하면 됐다는 게 하나, 친박(친박근혜)계와 세 대결을 위해 복당을 수용했지만 특정 세력(특히 김무성파)의 힘이 커지는 것도 견제하겠다는 게 둘이다. 대신 그는 제도 정치권 밖 보수세력에 대해 문호를 열어젖혔다. 연말을 목표로 보수대통합회의(가칭) 발족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우파의 가치를 선전하고 교류를 모색하면서 능력 있는 새 얼굴을 찾아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전하면 차기 대선에서 여야 1 대 1 ‘양자구도’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계산으로 보인다. 그가 개헌안에서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거의 거론하지 않는 것도 4년 반 후 대선에서의 양자대결을 꿈꾸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 安 - 중도 통합론

양당구도 회귀 저지에 총력전
민주·한국당 배제한 빅텐트론
영호남 통합의 상징 기대감도

◇안철수의 ‘중도통합론’= 안 대표의 중도통합론은 가깝게는 양당체제로의 회귀를 막겠다는 ‘정치적 신앙’에서 나온 것이지만 멀리는 ‘다당제 정착→연정과 협치 제도화’라는 국정 운영 구상과 닿아 있다. 그에게 ‘중도’는 이데올로기 스펙트럼의 중앙이라기보다는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그가 통합론에 ‘빅 텐트’라는 단어를 붙이는 이유다. 그는 최근 기자에게 권력에의 욕망이 아니라 정치적 성공의 야망을 드러냈다. “양극단 세력으로부터 중도를 지켜내 좌우의 날개를 다 갖게 되면 YS(김영삼)나 DJ(김대중)도 못 했던 영·호남 통합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안 대표는 바른정당 내 11명에 이르는 잔류 의원들의 동요와 추가 탈당을 막아 어떻게든 의미 있는 통합을 이루려 한다. 그 과정에서 당내 호남 중진 의원 그룹과 결별도 각오하고 있다. 극우를 거부하는 보수 정치인들이 한국당을 이탈할 경우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중도의 이름으로’ 확보해나가는 것도 안 대표에게는 정치적 미래가 걸린 과제다.

■ 劉 - 보수 가치론

가치정립 후에 보수정치 재건
국민의당 통합서도 원칙 고수
생존 위기감에 심경변화 기류

◇유승민의 ‘보수 가치론’= 유 대표가 추진하는 ‘중도·보수 통합’ 구상의 전제는 ‘선(先) 가치 정립’이다. 그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국민의당이 호남 정서와 진보 안보관에서 벗어나서 ‘당 대 당’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하지만 통합 논의 때마다 이 같은 가치 우선 철학이 번번이 발목을 잡는다.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면 결국은 보수정치의 중심이 된다는 그의 확신은 대구·경북(TK) 출신이라는 지역적 제약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가 “안보관이 다르면 (통합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가치 우선주의’가 포용력 문제와 겹치면서 바른정당 분당의 한 원인이 됐다. 다행히 최근에는 ‘선 생존’과 ‘통합’을 고려하는 전략적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한 기대도 상승하고 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

※ 허민 선임기자의 ‘정치 카페’는 국회, 청와대 등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사건과 담론의 실제 내용 및 이면을 오랜 기간 현장을 취재한 기자의 눈으로 분석·해석하는 코너입니다. 격동하는 정치 이슈를 들고 수시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