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치경찰 TF’ 구성… 시행전 인사·지휘권 확보 포석

인력·재정 확보 방안 등 논의
경찰과 치열한 힘겨루기 예고

자치경찰제 전면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자치경찰제 도입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간에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경찰개혁위원회의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시행 권고(8일)를 계기로 제도 도입 과정에서 시·도 네트워킹을 통해 공동대응하고 서울시 의견을 관철하기 위한 국회 입법 대응 전략 수립을 명분으로 ‘자치경찰제 시행 관련 대응 TF’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기획조정실장이 단장, 정책기획관이 부단장을 맡는다. 시 관계자는 “다음 달 광역 자치경찰 모델 및 재정확보 방안을 수립한 뒤 서울시 입장이 반영된 자치경찰법률안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자치경찰이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영역에서 수사권을 부여받고, 시장의 인사권과 지휘권을 확실히 보장받기 위해 경찰 등 관계기관과 치열하게 머리싸움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자치경찰 관련 재정적 부담은 시가 아닌 국가 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관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찰개혁위 권고안은 자치경찰 출범 초기에 국가경찰에서 이관되는 인력과 필요한 일부 장비에 대해서만 국가에서 부담하게 했다.

앞서 경찰개혁위는 자치경찰이 공공질서 유지 업무로 생활안전·교통·경비·지방 전문행정 관련 사무를 맡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학교·가정 폭력 및 성폭력 범죄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범죄에 대한 수사권도 자치경찰에 주도록 명시했다. 반면 보안·외사·정보 등 국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경찰 사무와 사이버테러 수사 등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는 국가 경찰이 맡도록 권고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