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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24일(金)
원혜영 “한풀이로 보여지는 적폐청산은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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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혜영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온화한 스타일의 소유자다. 5선(選)의 권위의식은 찾기 어렵고 이웃집 형님 같은 편한 느낌을 준다. 원 위원장이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화일보와 파워 인터뷰를 갖기에 앞서 의원열람실에 잠시 들러 책을 펼쳐 든 채 지난 30년간 걸어온 정치 역정을 회고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원혜영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

“범법행위 사법적 조처는
개혁이라는 관점서 봐야
정부·여당 그것에만 매진
그렇게 보이는것 경계해야

文정부 시대정신‘사회통합’
양극화·갈등 정리해 나가길

대의민주주의 역할 못하니
직접민주주의 나타나지만
그렇다고 대의제 대체 못해

검찰 불법 특활비 의혹 조사
MB까지만 하자면 되겠나
문제 있으면 盧정부도 해야”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초지일관하다. 정치는 바른 것이어야 한다는 철학을 품었고, 정치인은 사(私)를 앞세워서는 안 된다는 소신에 따라 살았다. 원 의원은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지만 옳지 않은 일과 타협하지 않았다. 기자가 원 의원을 처음 본 건 민주당 초선 의원 시절인 1995년 10월이었다. 제1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정치무대로 복귀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해 9월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면서 계파 의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때였다. 그는 낙선을 예상하면서도 ‘꼬마 민주당’ 잔류를 택했고, 이듬해인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장렬히 산화’(고 제정구 의원의 표현)했다. 1971년 대학에 입학한 원 의원은 유신철폐·반독재투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46년간 사생취의(捨生取義)의 신념을 지켜온 인물로 평가된다. 그런 그가 정치권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해내 국회 내 협치 기반을 만들어줄 선거제도 개편 문제를 다루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건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원 위원장은 “해방 이후 정치권의 최대 과제라는, 난마같이 얽힌 선거구제 개편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자세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 원 위원장과의 파워 인터뷰는 지난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시간 반가량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정권, 광장민주주의 등을 언급하면서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어떻게 평가하나.

“그거야 뭐 정치의 근본이 결국 시민을 보고 하는 거니까, 당연한 얘기다. 대의정치의 한계도 분명하게 드러나 있고. 그러나 직접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봐야지, 대의정치와 혼동하거나 심지어는 대의정치의 대체물로 직접민주주의에 접근하는 건 잘못된 거다. 대의민주주의 한계가 분명한 거니까 그걸 확장하고 풍부하게 하는 기능으로 봐야 한다. 오랜 역사적인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쳐서 대의민주주의가 정착한 거고 현대사에서 대의민주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어떤 제도도 현재까지는 성립된 게 없으니까.”

―대통령이 직접민주주의를 강조하는 건 대의제를 패스하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

“그 점은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닌 것 같다. 모든 문제를 신고리원전 공사 재개 공론조사처럼 그렇게 할 수는 없다. 다만 선거제도 개혁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여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한 번 깊게 충분한 정보를 갖고 상호 토론을 통해서 정리하는 것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저는 숙의민주주의의 장은 국회여야 한다고 본다. ‘숙의’란 고도로 전문화한 토론과 논의인데, 그걸 일반 시민에게 맡기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그 자체가 대의제 기능의 약화, 그로 인한 불신에서 나온 일종의 회피 아닐까.

“우리의 대의민주주의가 충분히 역할을 못 하니까 생기는 문제라는 점은 인정한다. 모든 문제는 아니더라도 어떤 문제의 해결은 국민의 뜻을 신뢰할 수 있는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면적으로 대의민주주의의 대체가 아니라 그걸 보완하고 풍부하게 해주는 역할로서 말이다.”

―오랫동안 정치를 하셨다. 1988년 한겨레민주당으로 총선에 출마한 뒤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정치를 했다. 여당도 했고 야당도 했고. 그래서 묻고 싶다. 지금 청와대와 여권이 소위 적폐청산, 적폐와의 전쟁을 한창 진행 중이다. 보수 야권은 정치보복이라고 하고 있다. 어떻게 보나.

“어쨌든 이게 적폐청산으로만 비치는 것, 초점이 거기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드러난 범법행위에 대한 사법적인 조처는 적폐청산 관점보다는 개혁이라는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드러나고 있는 어떤 비리나 불법 같은 것은 법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그것에만 매진하고 있다, 이렇게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든다.”

―적폐청산에 매진하는 것처럼 비치는 건 좀 우려된다….

“명확하게 불법 행위가 있어서 조사하고 조치하는 걸 안 할 수는 없다. 전 정권의 문제만으로 모자라서 전전 정권 것까지 다루느냐 이렇게 얘기하는 건 정치공학적인 얘기가 될 수 있다. 이 선에서 끝내자 이런 게 올바른 입장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들, 즉 남북문제, 사회적 통합, 빈부 격차 등의 문제가 많은데, 마치 한풀이하듯 과거에 대한 사건들을 적발하고 처벌하는 게 중심과제로 추진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미다.”

―적폐청산의 에너지를 하루빨리 미래를 향한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두 가지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적폐청산의 목적이 우리 사회의 통합과 새로운 사회 발전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노력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문재인 정부의 시대정신은 뭔가.

“사회적 양극화와 그에 따른 갈등을 정리해 나가지 않으면 정말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겠는가 하는 점에서 ‘사회 통합’의 과제가 크다고 본다.”

―대부분의 중앙 정부부처에 적폐청산위원회가 설치됐다. 바람직한가 아닌가?

“그 적폐가 누구를 적발하고 처벌하는 게 아니라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바로잡는 것이라면 꼭 적폐청산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노무현 정권의 특수활동비도 조사할 필요가 있는가 없는가?

“특활비를 캐다 보면 MB(이명박) 때까지만 하고 그 전 것은 조사하지 말자, 이게 되겠나. 문제가 있으면 나오겠지.”

―드러나면 당연히 조사해야 한다는 뜻인가.

“당연하다. 일부러 쓰레기통 뒤지듯 할 일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가 다양한 견해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문제가 제기되면 동일선상에서 조사할 수밖에 없다.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

▲  원혜영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화일보와 파워 인터뷰를 가지면서 선거구제 개편의 의미와 개헌 추진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원 위원장은 “국회 내에 정치적 다양성을 확보해 협치 기반을 만드는 게 진정한 민주주의의 진전”이라고 역설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문 대통령의 인사는 어떤가. 지금처럼 해서 될까.

“인사가 아쉬운 점이 많은데, 그건 시스템의 문제가 크다. 그래서 개헌이 돼야 한다고 보는 거고.”

―문재인 정부 인사 총평을 한다면.

“홍종학 벤처중소기업부 장관의 경우는 언행의 일치가 좀 더 있었으면 좋았겠고 그런 점에서 아쉽지만 낙마시킬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현 정권에서 인사문제로 그동안 국민의 실망이나 불신이 커진 것을 직시해야 하고 그것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인사는 만사인데 역대 정권에서 보통은 망사로 끝났다. 문재인 정부도 이대로 계속 가면 거기서 예외가 될 수 없고 그러면 다른 걸 잘할 수도 없다. 잘한다 하더라도 국민 신뢰를 받기는 어렵다.”

―문재인 정권의 인사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시스템적 문제라고 했는데, 좀 더 설명해 줄 수 있나.

“인사 추천 기능과 인사 검증 기능이 명확하게 분리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좋은 인재를 추천하는 것과 그 인재가 공직을 수행하는 데 부적격한 요소가 있는지를 가려내는 것, 이 두 가지가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인사개혁이 개헌과 어떻게 연관되나.

“인사권이 청와대에 독점되면 안 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제왕적 대통령제 속에서 권력은 집중될 수밖에 없으니까.”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 문제를 여쭙겠다. 선거구제 개편의 궁극적인 목적을 말해 달라. 왜 선거구제 개편을 하려 하느냐는 질문이다.

“아주 원론적인 답변을 하면, 선거 결과 투표로 나타난 국민의 뜻이 정확하게 국회 구성에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17대 국회 때 민주당이 집권여당이었는데 38% 득표율로 의석수 51%를 가져갔다. 19대 국회 때에는 새누리당이 똑같이 38%의 득표율을 얻어 의석 51%를 가져갔다. 그러고는 4년 내내 밤낮없이 싸우다 끝났다. 절반을 넘는 사표를 국회의석에 반영해 주는,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다당제 출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지 않나.

“그렇다. 비례성이 강화되면 국회가 다당제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협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는 거다. 근본적으로 모든 문제에 대해 협치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된 국회가 구성되면 필연적으로 정치적 다양성이 확대되고 소수세력을 대변하는 정치세력의 진출이 획기적으로 는다. 그래야 우리 정치가 상생과 통합, 대화와 타협, 협치로 간다. 선거제도 개혁은 꼭 필요하다.”

―대통령의 의지도 확실해야 하지 않나.

“개헌 추진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유일하게 옵션으로 거는 것이 바로 ‘민의가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혁’이다. 즉 선거구제 개편을 전제로 어떠한 개헌안이든, 또 어떤 권력구조든 국회에서 합의하면 존중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게 실은 궁금한 대목이다.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거구제를 개편하면 거대 정당들이 과반 의석을 포기해야 하는 각오를 해야 한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특히 어렵게 권력을 잡은 대통령과 여당이 어떻게 과반 의석을 포기할 수도 있는 선거구제 개편을 할 수 있겠느냐는 거다.

“세상일이라는 게 명분과 실리가 맞아야, 즉 명실상부해야 제대로 굴러가는 건데 지금은 아주 특이하게 문 대통령과 여당이 명분만 갖고 실리도 없는 선거제도 개혁을 하자고 한다. 아주 특이한 현상이 벌어진 거다. 이렇게 고공 지지율을 보이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과반 의석을 포기한다, 이건 당리당략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내가 의문을 갖는 거다. 과연 이런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대통령이 실제로 얻고자 하는 게 뭐냐는 거다. 혹시 ‘연정(聯政)’을 생각하는 건가.

“그 계산이야 당연히 하는 거 아닌가. 솔직히 말해서 선거구제 개편을 하더라도 우리(민주당)가 독자적으로 과반을 얻으면 그게 제일 좋은 거지.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협치를 해야 한다. 그건 그 자체로서 중요하고 꼭 해야 하는 일인 거다.”

―협치의 미래 옵션을 현재화한다는 의미에서 문 대통령이 다음 개각 때 연정, 즉 연립정부 혹은 연립내각을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난 그런 자세로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새 정부 출범은 준비과정이 없어서 연정을 얘기할 기회가 없었다. 앞으로는 그런 노력이 꼭 필요하다. 단순히 노력만 하는 게 아니라 연정에 대한 가시적인 결과까지 나와야 한다고 본다.”

―선거구제 개편이란 게 ‘선거의 룰’을 만드는 거다. 협상 파트너가 동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유한국당이 개편된 선거구제로 시뮬레이션을 하니까 80석 안팎으로 나온다고 한다. 반대할 것이 뻔한데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나.

“나는 한국당이 현실을 좀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적대적으로 공생하는 양당구도는 이미 무너졌다. 현재의 지지율로 봐도 제1야당에 지금의 소선거구제가 유리해 보이지도 않는다.”

―한국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 다시 양당체제로 갈 생각을 할 거다. 그렇다면 표결해서 숫자로 밀어붙일 수도 없고 어떻게 설득하겠나.

“대화와 설득, 그걸 통한 타협의 길밖에 없다. 한국당이 현실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반대하는 게 아니라 지도부의 감각과 과거 경험에 의존해 반대하는 것 같다. 단순하고 조건반사적인 반응이다.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집단적인 고민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그런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집권여당이나 시민사회 쪽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비례성을 강화하려면 비례대표의 의석 비율을 높여야 한다.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지역구 의석을 줄여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는 방법, 아니면 비례대표가 늘어나는 만큼 국회의원 정수 전체를 늘리는 방법.

“궁극적으로는 후자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런데 의원 정수의 증가는 국민 정서상 동의를 얻기 어렵다. 그래서 일단은 정치권 희생이 선행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현재 의석비율은 지역구 253석에 비례대표 47석이다. 비례성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2 대 1, 즉 200석 대 100석 정도가 되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놓은 안도 그렇고. 하지만 이건 너무 충격적인 변화이기 때문에 다시 조정해서 3 대 1 정도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지역구 225석 대 비례대표 75석으로 하면 3 대 1이다. 이것을 하한선으로 해서 협의를 하면 어떨까 한다.”

―그렇게만 돼도 상당히 늘어나는 거다. 비례대표 선출 방식은 어떻게 되나. 독일식 정당명부제도 있고 한데.

“우리 당이나 중앙선관위의 권고안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다. 한국당 내놓고 큰 방향에서는 같다.”

―선거제도 개혁의 핵심 개념은 역시 표의 비례성, 등가성에 있다. 이것을 헌법 조문에 넣어야 한다고 보나.

“넣어야 한다. 그것에 대한 큰 공감대는 여야 간에 있다.”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의 완성 작품이 나올 때까지 로드맵은 어떤가.”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한다고 보면 원래는 연말까지 국회에서 개헌안을 만들어야 한다. 선거구제 논의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올해 말 선거제도 개편이나 개헌안 마련은 다 물 건너갔다. 이렇게 되면 두 가지 선택지가 나올 수 있다. 첫째는 정치·사회적으로 반성, 위기감이 생기고 그게 에너지가 되어서 ‘내년 2월, 3월까지는 확실히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 아니면 ‘이것 봐. 끝났잖아’ 이렇게 사그라들 수도 있고. 불씨가 꺼지면 끝인 거고 불씨가 안 꺼지면 내년 2월 정기국회 중 개헌안을 확정하는 식으로 가면 된다. 내년 지방선거 때 처리한다는 가정 아래 역산을 하면 개헌안이나 선거구제 개편안이 내년 3월 말 4월 초까지만 국회에서 처리하면 되니까.”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지방선거 이후로 개헌 시기를 늦추자고 했다. 어떤 뜻이 있을까.

“개헌이라는 큰 이슈가 블랙홀이 되어서 지방선거 이슈가 죽는다. 즉 지방선거 때 집권 세력을 비판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거라는 얘기다. 그 자체로는 일리가 있다. 내심 투표율 문제도 큰 거 같다. 개헌에 대한 관심이 젊은층 투표율 제고로 나타나면 보수 쪽이 불리해질 테니까.”

―국회 개헌 논의가 일정대로 안 되면 정부 주도의 플랜B가 나올 텐데.

“사실상 청와대 주도가 되겠지.”

―그렇게 되면 권력구조 개편 논의가 빠질 수도 있지 않을까. 문 대통령의 ‘2018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때 권력구조 개편 얘기는 한마디도 안 했다.

“세상이라는 게 상식과 형식이 있는 거니까. 권력구조가 빠진 개헌은 굉장히 이상하지 않을까. 흔히 말하는 ‘앙꼬’ 없는 찐빵이 되는 거지. 청와대가 권력구조 개편을 빼고 지방분권 이런 것만으로 갈 수는 없을 거다. 권력구조 개편을 뺐다가는 국회에서 동의를 받을 수도 없는 거고.”

―문 대통령이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 얘기한 것은 ‘권력구조를 포함해서 국회의 논의를 다 따르겠다, 다만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혁을 꼭 해달라’ 이런 거였다. 국회의 개헌 합의가 물 건너갈 경우 대통령으로서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국회 개헌 논의 무산을 그대로 인정할 건지, 아니면 정부 안을 만들겠다고 할 건지. 정부가 안을 만들 때 권력구조가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의 차이겠지만 나는 들어가는 게 자연스럽다고 본다.”

―원 위원장이 가장 선호하는 권력구조는 뭔가.

“소위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하는 현재의 권력구조를 바꾸면 일단 된다고 본다. 핵심은 책임총리제를 구현하는 데 있어 민주적 통제를 어떻게 강화할 건가 하는 거다. 헌법에 규정된 총리 권한을 제대로 하면 된다고 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총리 선임 과정이 핵심이라는 건가.

“그렇다. 현행 헌법대로 대통령이 총리를 지명한 뒤 국회의 단순과반 동의를 얻어 임명함으로써 책임총리제를 구현한다는 건 한마디로 사기다. 한걸음이라도 더 나아가야 한다. 국회가 온전히 총리를 선출해 대통령보다 우월적 혹은 대등한 존재로 만들면 내각제나 이원정부제가 되는 거고, 현재처럼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하되 국회 동의 요건을 단순 과반에서 재적 과반으로 하는 방법도 있을 거고. 혹은 국회가 총리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비토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아이디어들 중간 어딘가에서 타협지점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의 국정 주도권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총리 선출에 대한 국회의 민주적 통제와 권한이 강화하면 권력에 대한 상호 견제가 이뤄져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인데.

“그렇게 총리 선출 과정에서 민주적 통제가 이뤄졌을 때 비로소 총리가 국무위원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고 그렇게 임명된 장관들이 자기 부처의 공직자 임명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래야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진전하지 않겠나. 인사문제의 근원적인 해결 방안이 개헌에 있다고 보는 건 이런 이유다.”

―문 대통령과는 언제부터 알게 됐나.

“문 대통령이 72학번인데 나(71학번)보다 하나 아래다. 1970년대 중반, 서울대와 경희대 학생운동권 출신들이 모임을 가진 일이 있다. 어느 날 강제징집을 받은 친구가 휴가를 나왔다며 한 친구가 술자리에 문 대통령을 데려온 일이 있어 그때 처음 만났다. 강제징집 당했다는 사람이 특전사 군복 차림이어서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당시 몸이 아주 좋아서 차출됐던 것 같다. 당시 연애 중이었던 김정숙 여사와 함께 나왔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제대 후 문 대통령은 부산에서 활동해 거의 만난 일이 없고, 노무현 정부 들어 청와대에서 근무할 때 다시 봤다.”

인터뷰=허민 선임기자(정치부) minski@munhwa.com
e-mail 허민 기자 / 정치부 / 부장 허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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