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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24일(金)
가짜뉴스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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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용 논설위원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가 ‘가짜뉴스’다. 영어 ‘fake news’를 한역한 말이다. 처음 번역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사실상 언론과 학계의 공용어가 됐다. 하지만 적절한 번역은 아닌 성싶다. fake는 단순히 가짜가 아니라 사기, 기만, 속임수 등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번역이 애매하니 명확한 개념 정의도 없다. 다만, 학계를 중심으로 그 정의가 ‘허위사실인지 알면서도 고의로 유포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사 형식을 빌려 작성한 글’로 좁혀져가는 분위기다.

관련법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가짜뉴스가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면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 인터넷 등을 통한 경우 ‘정보통신망법(사이버 명예훼손죄)’이 적용된다. 선거에서 후보자나 가족을 대상으로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면 공직선거법 위반(후보자비방죄 등)이다. 문제는 가짜뉴스의 정의가 흐릿하니 현실적으로 위법성 여부를 따지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짜뉴스라도 법으로만 처벌하면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으니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이런 와중에도 페이스북 등을 숙주로 한 가짜뉴스가 선진국, 후진국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린다. 우리도 최근 며칠 새 포항지진 때 이를 예고한 밭고랑 모양의 구름이 떴다느니,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게 아니라 20일로 바뀌었다니 하는 가짜뉴스들이 나돌았다. ‘진실이 신발을 신고 있는 동안 거짓은 세상을 반 바퀴 돌 수 있다’는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이 실감 난다.

포항 지진 관련,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의 ‘가짜뉴스 발언’ 여진도 가시지 않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하늘의 엄중한 경고, 천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즉각 “포항시민이 천벌을 받았다는 말이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누군가 제 발언을 왜곡해 포항 민심을 자극한다”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JSA 대대장 미담’과 관련해서도 “제발 조작하지 말자. 이런 게 가짜뉴스”라고 했다. 물론 그로선 억울할 수도 있다. “정말 오해지만 그렇게 들렸다면 사과한다”고 하면 그만일 걸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한데, 그의 ‘거북한’ 해명들을 접할 때마다 ‘세상은 요지경,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을 친다’를 열창하는 한 코믹 여배우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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