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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27일(月)
한국 현대문학사 수놓은 여성작가들의 큰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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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리 ‘표류도’
▲  김일엽‘청춘을 불사르고’
▲  여류문학 창간호
‘여성이 쓰다’展서 역사 조명
박경리 등 자료 100여점 전시
내달29일까지 삼성출판박물관


우리 문학계는 물론, 거의 모든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여성들이 ‘여류(女流)’라는 이름으로 일컬어지던 시대가 있었다. 특히 1920년쯤부터 여류라는 말이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여류는 ‘어떤 전문적인 일에 능숙한 여자를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어떤 전문적인 일에 능숙한 남자’를 이르는 말로서의 ‘남류(男流)’는 없다.

사실 여류라는 말에는 성차별적인 뉘앙스가 없지 않았다. 문학의 경우, 그것은 남성작가들과 구분되는 어떤 ‘여성적 특성’ 같은 것이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여류 특유의 섬세함’이니 ‘여류 특유의 감수성’이니 하는 말들은 여성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것 같으면서도 역사성이나 사상성, 사회 인식이 부족하다는 뜻도 다소간 함축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비하의 뜻이 담긴 ‘여류’로 불리던 시대에도 문학·예술 분야에서 많은 여성작가는 보편적 인간의 문제를 현실과 역사에 대한 투철한 인식을 바탕으로 문학적 형상화에 성공했다.

그처럼 우리 현대 문학사를 수놓은 여성작가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여성이 쓰다-김일엽에서 최명희까지’전이 서울 종로구 구기동 삼성출판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12월 29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에는 우리 문학과 출판에 주목할 만한 족적을 남긴 작고 여성 작가들의 단행본 및 관련자료 100여 점이 전시된다.

우선 소설, 시, 수필 장르에 걸쳐 박화성, 김말봉, 박경리, 강신재, 한무숙, 박완서, 손소희, 노천명, 최정희, 모윤숙, 전숙희, 천경자 등의 주요 작품 단행본을 만날 수 있다. 박경리의 경우 대표작 ‘토지’ 외에 최초 장편 ‘표류도(1962)’, 최초 베스트셀러 ‘김약국의 딸들’, 유일한 시집 ‘못 떠나는 배’ 등이 나와 눈길을 끈다. 그 외에도 여성작가 최초의 장편소설이자 신문연재 장편이었던 박화성의 ‘백화’도 전시돼 있다.

여성 회고록과 수기로는 현대 무용의 선구자인 ‘최승희 자서전’, 일본 왕족 출신으로 영친왕비가 된 이방자(1901~1989)의 ‘영친왕비의 수기’, 선구적 여성 문예인이었던 김일엽(1896~1971)의 ‘청춘을 불사르고’ 등이 있다. 또 1965년 창간된 ‘여류문학’ 창간호를 비롯해 다양한 여성지들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삼성출판박물관의 김종규 관장은 “여류로 여성작가들이 구별 지어지던 시대에도 그들이 우리 문학사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했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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