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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27일(月)
재난지역 2차 피해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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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일 문화부 부장

지진 발생 여파로 포항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소식이다. 당장 지난주에만 포항 호미곶을 찾는 관광객이 절반 이상 줄고, 포항운하 크루즈 승객은 10분의 1토막이 났다고 했다. 관광객들의 숙소 예약 취소도 줄을 이었다. 마침 과메기가 제철인데, 손님들이 꽉꽉 들어차던 죽도시장이나 구룡포 일대 식당들도 발길이 거짓말처럼 뚝 끊겼단다. 구룡포는 지진이 발생한 포항 북구에서 거리가 먼 포항 남쪽 끝인데도 그렇다.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의 직접적 피해에다 비할 수야 없지만, 재난 지역 주민들을 오래 괴롭히는 건 경기침체다. 지난해 9월 경북 경주 지진만 봐도 그렇다. 지진 발생 후 한 달 동안 경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전년에 비해 100만 명이나 줄어든 74만여 명에 불과했다. 지금도 지진 이전의 관광객 수를 회복하지 못했다. 경기침체로 경주보다 더 고통받았던 곳은 전남 진도다.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긴 진도의 지역 경기는 아직도 말이 아니다. 관광객들이 재난 지역을 외면하는 이유야 간단하다. 가장 큰 것이 여전한 위험요소에 대한 불안일 것이고, 이런 불안이 사라진 뒤라고 해도 ‘초상집에 가서 장타령’하는 듯한 상황이 아무래도 꺼려지게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주문하고 싶은 건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다. 포항 지진 수습의 최우선 과제는 건물의 안전 여부를 체크하고, 이재민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앞으로 더 큰 지진이 올 것에 대비한 철저한 점검도 빠뜨릴 수 없겠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 드러난 이상 건물도, 제도도 고쳐야 한다. 이런 노력과 함께 필요한 것은 재해로 인한 경제 침체의 피해를 덜어주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이다.

지진 등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은 재난이 발생하면 경제적 피해 복구를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한다. 지난해 4월 구마모토(熊本) 지진이 발생 직후 일본 정부는 규슈(九州)관광진흥책을 마련해 1023억 엔(9992억 원)을 투입했다. 지진 발생 이후 한 달 만에 규슈 지역 숙박 취소가 70만 건에 달하자 180억 엔(1758억 원)을 들여 규슈 지역 숙박업소의 숙박비를 최대 70%까지 할인하는 ‘규슈 부흥할인행사’를 진행했다. 파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규슈 지역 숙박업소들은 지진 발생 4개월 만에 평년 수준의 예약률을 회복했다. 5개월째 들어서는 오히려 예약률이 지진 이전보다 30% 늘었다.

우리도 이런 식의 지원은 어려울까.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혜택을 제공하면 관광객 감소를 막을 수도 있고, 관광객들에게 ‘피해 지역을 돕는다’는 자부심을 심어줘 국민의 마음을 모을 수도 있다.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손수 팔을 걷어붙이는 자원봉사는 마음과 시간을 내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소비를 통해 피해 지역을 돕는 일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그게 과연 가능할까. 여행을 통한 지역 경기 활성화 등을 위해 주말이나 휴일 고속도로 통행요금을 30% 깎아주는 일본과는 달리, 여행을 통한 소비를 장려하면서도 휴일에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징벌적 할증을 적용하는 나라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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