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소품락희’ 전시에 출품된 사이즈가 작은 그림들. 오세열의 ‘무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덕기의 ‘눈부신 햇살 아래서’, 하태임의 ‘통로(Un Passage)’, 문형태의 눈뭉치(SnowBall), 장욱진의 ‘풍경’. 갤러리조은 제공
갤러리조은 ‘小品樂喜’
오세열·장욱진·김동유…
국내외 유명작가 28인 전시
“예술 세계 압축적으로 녹여”
100만 ~ 1000만원 투자로
좋은 작품 거실에 걸 기회
사람들은 ‘아트페어’ 하면 100여 갤러리가 수천 점의 미술품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전시해 현장 판매하는 한국화랑협회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를 먼저 떠올린다.
그처럼 아트페어는 수많은 컬렉터와 역시 수많은 화상이 만나는 ‘도매시장’ 같은 곳이지만, 미술애호가들이 입장료를 지불하고 찾는 것은 평소 도록에서나 접했던 겸재 정선 등 조선시대 화가부터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등의 근현대 화가들과 요시토모 나라(奈良美智)나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내년 1월 11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갤러리조은(02-790-5889)에서 계속되는 ‘소품락희(小品樂喜) - Thank you 2017’전은 대형 아트페어처럼 한국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한 갤러리에서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에는 28명의 작가가 모두 50여 점을 출품해 ‘한남동의 아트페어’ ‘작은 KIAF’를 방불케 한다.
물론 유명 국내작가의 작품이 대부분이며 작품은 1호에서 10호까지 소품이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소품 안에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압축적으로 녹여 낸 명품이라는 점이다. 우선 참여 작가들이 규모와 달리 만만치 않다. 전시에는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오세열, 김동유, 김덕용, 우국원, 유선태, 이동수, 박다원 작가와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요시토모 나라 등이 참여한다.
특히 대부분 작품이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어린아이 낙서 같은 ‘동화적 추상’으로 현대미술 중심지인 미국과 유럽에서도 사랑받고 있는 오세열 작가는 “원래 소품을 잘 안 그리는데 전시를 위해 새롭게 6호(40.9×31.8㎝), 10호(53×45.5㎝) 작품을 완성해 출품했다”고 밝혔다. 화단에서는 이번 작품에 대해 “사이즈는 작지만 대작의 화풍이 다 들어 있어 오히려 밀도감 높은 수작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또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와 더불어 한국 1세대 서양화가인 장욱진(1917∼1990) 화백의 그림 ‘풍경’은 3호(27.5×21.3㎝)짜리로 역시 사이즈는 작지만 미니멀리즘이나 추상표현주의 등이 밀려오고 밀려가는 중에도 순진무구하면서도 동화적인 선과 색채를 지켜온 작가의 고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김동유 화백은 기호와 상징의 의미를 되묻는 ‘비비안 리 vs 클라크 게이블’ 등 ‘얼굴 속 얼굴’ 그림으로 해외 미술제에 단골로 초청받는 작가다. 그동안 존 F 케네디, 김일성, 오드리 헵번 얼굴 등 수많은 얼굴을 그렸고, 내년 5월에는 ‘마이클 잭슨 탄생 60주년’전에 제프 쿤스 등의 작가와 함께 출품한다.
이뿐만 아니다. 단순한 형태와 화려한 색감의 화가 문형태, 아름다운 정원 그림을 그려 ‘행복 전도사’로 통하는 김덕기, ‘자화상’ 시리즈 작가인 변웅필,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그리는 윤상윤, 화려한 컬러밴드의 하태임 작가 등의 작품도 전시된다. 김호연, 박성민, 장희정, 모용수, 우병출, 허명욱, 설휘 등의 작가와 신진 김미량, 이정은, 장시울, 채지민, 조은주 작가 작품도 걸린다.
갤러리 측은 좋은 작품을 소품이나마 한 장소에서 손쉽게 감상할 수 있게 하고 100만 원에서 1000만 원대로 작품을 소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전시기획 의도라고 밝혔다. 조인숙 갤러리 대표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삶의 아름다운 메시지가 담긴 예술 작품을 통해 뜻깊은 회고와 다가올 새해에 대해 희망찬 사색의 시간을 갖길 희망한다”며 “수익금 일부는 연말연시 불우이웃에게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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