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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28일(火)
부작용 더 클 中企업종 법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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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국회가 생계형 적합업종 등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관련 법안들을 논의 중이다. 1979년에 이와 유사한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가 시행됐으나 많은 문제점으로 2006년에 폐지됐다. 그런데도 2011년부터는 중소기업의 사업 영역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민간 협의 중심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도 부정적인 효과가 우려되는 제도로 평가받는다. 새롭게 추진 중인 법안들은 정부에 사업 지정 권한을 주고 이행 강제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고 통상 마찰까지도 우려된다.

오랜 기간 중소기업 보호 및 육성 정책을 편 결과, 지난 20여 년간 중소기업 수는 매년 6만 개씩 늘어났다. 대기업은 1994년 1만7253개에서 2014년 3123개로 줄었다. 경제성장률은 급속히 추락했다. 법제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단순 노무 투입이 많아 부가가치 창출이 낮고 진입 장벽도 없는 이른바 ‘생계형’ 사업 분야에 대기업들이 진출해야 하겠는가 하는 질타도 있다. 해당 분야는 제조업보다는 도소매업일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에서 확인 가능한 2007∼2014년의 통계를 검토해 보자. 도매업에서는 중소기업의 수가 8만7733개 늘었고 대기업은 29개 증가했다. 소매업에서 중소기업은 4만7818개 늘었으나 대기업은 12개가 줄었다. 그렇다면 중소상공인들의 경영상 어려움이 과연 대기업 탓인가.

중소기업만의 사업 영역을 설정하고 대기업의 진입을 제안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미 그 결과는 확인됐다.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경쟁 우위에 있는 사업인 경우 대기업의 사업을 제한함으로써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봤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로 대기업 대신에 다른 중소기업들이 진입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조금 나은 중소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기도 했다. 대체 상품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산업경쟁력이 떨어진 경우도 있다.

도매업의 경우에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더 나은 품질과 더 낮은 가격으로 경쟁하는 음식점들은 대기업으로부터 식자재를 공급받으려 한다. 값이 더 싸기 때문이다. 자본이 넘치는 시대에는 자본 규모의 경쟁이 아니라, 창의력과 기술력의 경쟁이다. 중소상공인 보호를 명목으로 여러 정책을 시행한 결과, 우리의 자영업자 비중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보다 비중이 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터키, 그리스, 멕시코뿐이다. 중소기업 보호 정책이 국민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법을 만들 때는 신중해야 한다. 대상도 분명해야 한다. 어려운 국민을 돕자는 데 누가 반대하겠는가. 하지만 입법 취지와는 달리 부작용이 크다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하는 시대다. 시골 마을에서 팔리는 낫과 호미도 중국산이다. 국내에서 진입 장벽을 세운다고 국민이 보호되지 않는다. 오히려 경쟁을 통해 성장할 때, 산업이 발전하고 국민 모두가 잘살 수 있다. 현실에 눈을 감고 정치적 이익만을 탐해선 안 된다. 효과도 없고 부작용만 심한 중기(中企) 적합업종 관련 법 제정을 재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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