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출범뒤 금융권 요직 벌써 4명…‘부금회’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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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은행聯회장 김태영 내정
막강후보 제치고 예상밖 발탁

BNK금융·한국거래소·수협…
‘보이지 않는 손’ 의심 사기도
‘서금회’ 출신은 사정 타깃에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막강 후보들을 물리치고 부산 출신 김태영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가 내정되면서 이른바 ‘부금회(釜金會)’가 부상하고 있다. 반면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권을 주도했던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는 수난 시대다.

부금회는 부산 출신 재경 금융인 모임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발족한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한 사교 모임이라지만, ‘민·관·정’의 부산 출신 금융권 인사들을 총망라한 유력 인사 네트워크다. 부금회가 문재인 정부 들어 부각되는 이유는 문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김 내정자도 부금회에서 활동해왔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지난 5월 취임한 이후 금융권 수장에 오른 부산 출신 인사는 김 내정자 이외에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등이다. 모두 난관을 뚫고 영광의 자리에 올랐거나 ‘깜짝’ 발탁 인사로 꼽혔다. 금융권 안팎에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던 인사였다.

연봉 7억 원대의 은행연합회장의 경우 홍재형(79)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 김창록(68) 전 산업은행 총재, 신상훈(69)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윤용로(62) 전 기업은행장 등 막강 후보들이 선거운동 수준의 열띤 경쟁을 펼치며 시종일관 물망에 올랐으나 결과적으론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부산 출신 인사가 낙점됐다.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장 추천권을 행사한 A 시중은행장은 2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내정자는 나도 추천한 선배”라며 “부산 출신이라는 요소가 최종 낙점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말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반면,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부산 출신으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던 핵심 인사가 적재적소에 부산 출신 인물들을 천거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 부산 출신 정치인도 “부금회는 부산시가 주도해서 만든 것으로 일부 금융인은 강한 연대감을 바탕으로 줄을 대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서로 추천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현재 민간 금융권에선 부산고 출신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금융권의 ‘부산 지형’을 그리는 실력자로 거명되고 있다.

한편, 박근혜 정부때 잘 나갔던 ‘서금회’멤버는 줄줄이 사정 타깃이 됐다. 이덕훈 전 한국수출입은행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달 물러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도 서금회다. 앞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도 지난해 국제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에 선임돼 승승장구하는 듯했으나 중도 사퇴했다.

김만용·황혜진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