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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30일(木)
(1258) 61장 서유기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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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수는 수많은 인종, 각국 국민을 겪었지만 한국인보다 뛰어난 민족을 보지 못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한 수 접어서 평가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많이 겪었기 때문에 덮고 갈 수도 있는 결점까지 다 반영했는데도 그렇다. 한국인은 적응력, 순발력, 위기 대응력은 물론이고 인내력도 강했다. 임기응변력은 말할 것도 없고 창의력도 뛰어났다. 불모지에서 이룬 성취가 그것을 증명한다. 누구는 이씨 조선 시대의 사색당쟁, 임진왜란 전의 그 위기를 앞두고도 왜국에 사신으로 갔던 황윤길, 김성일의 상반된 보고를 예로 들면서 ‘망할 놈의 나라’라고 비웃는다. 또 누구는 왜인들의 입을 빌려서 왜란이 끝난 후에 ‘조선왕이 그대로 남아 있소? 우리 같으면 왕이 열 명이었다고 해도 배겨나지 못했을 거요’ 하면서 조선인의 굴종을 비웃는다. 그 인식이 일제 36년간 지배체제 동안에 확실하게 굳어진 것이다. 철저한 한민족 역사에 대한 비판, 폄하, 조작이 이루어졌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이 분단 상태에서 남한의 경이적인 성장과 통일 후의 남북한 역량이 시너지를 받아 한민족의 진면목으로 다시 드러났다. 여기 세원상사의 이득기가 있다. 48세. 27세에 사양 산업이었던 섬유류 임가공 사업에 뛰어든 후에 온갖 곡절을 겪고 나서 지금 시에라리온으로 진출했다. 본인은 ‘진출’했다고 표현하지만 주변에서는 ‘도망’ 또는 ‘피신’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서동수의 비서실에서 조사한 바로는 도망 나온 것은 아니다. 세원상사는 섬유류 제조 판매업으로 작년에 200억 매출을 올렸지만 15억 적자를 냈다. 임직원 1500여 명, 자체 공장 소유, 올해는 180억 매출에 22억 적자가 예상된다. 그러나 부동산 담보가 있어, 오더는 줄어들고 있지만 부도날 확률은 작다. 그 이득기가 지금 서동수 앞에 앉아 있다. 오후 3시 반, 이곳은 별관 2층 응접실이고 3층에는 아직 나타샤가 남아 있다. 아마 지금쯤 갈 채비를 마쳤을 것이다. 그때 이득기가 말했다.

“이곳에서 시에라리온 브랜드로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싶습니다.”

이득기가 앞에 놓인 서류를 펼치면서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중저가 시장을 대상으로 인지도를 넓힌 다음 고급화할 예정입니다.”

서류는 기획서다. 서동수가 훑어보았지만 잘 만들었다. 머리를 든 서동수가 이득기를 보았다.

“이곳에 투자를 하신다면 환영합니다. 공장은 정부 정책대로 지어드리고 3년간 혜택을 드리지요.”

결격 사유가 없는 것이다. 서동수가 서류를 덮으면서 웃었다.

“잘 오셨습니다. 그런데 나한테 직접 보고하시려고 면담을 신청하신 겁니까?”

이득기가 서동수에게 특별 면담을 신청했던 것이다. 그때 얼굴을 굳힌 이득기가 서동수를 보았다.

“저희 세원상사를 동성의 계열사로 지정해 주십시오.”

시선만 주는 서동수를 향해 이득기가 열심히 말을 이었다.

“자금이나 오더 지원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계열사로만 지정해 주시면 됩니다.”

서동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동성의 이름을 팔면 오더를 쉽게 따낼 수가 있겠지요. 은행 관계도 수월해지고 말이오.”

“그렇지만 동성은 최악의 경우, 명예만 손상될 뿐이지요.”

“동성 이름을 빌려주면 이곳에 투자를 하겠다는 말인가요?”

“살려주십시오. 그것이 마지막 방법이었습니다.”

이득기가 일어서더니 갑자기 방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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