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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반도 정찰記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29일(水)
유엔司 존재와 日 후방기지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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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유엔司, 日 후방기지 연결고리
김일성 ‘갓끈 전술’ 경계해야
韓美동맹 통한 자위대 활용論


지난 13일 발생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한 북한 병사의 귀순과 북한군의 총격 사건으로 유엔군사령부(UNC)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유엔사는 1950년 7월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1588호(유엔군 통합 사령부 설치 결의)에 따라 7월 24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출범했다. 한국군은 물론, 유엔군 일원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모든 나라의 군대는 유엔사의 작전통제권 아래 놓이게 됐다. 그리고 1957년 유엔사가 서울로 이전하면서 주한미군 사령관이 유엔 사령관과 미 8군 사령관을 겸직하게 됐다. 그러나 1978년 11월 한미연합사령부가 설치돼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작전통제권이 한미연합사로 넘어가게 되면서, 유엔사는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정전위원회 가동, 중립국 감독위원회 운영, JSA 경비부대 파견 및 운영, 비무장지대(DMZ) 내 경계초소 운영, 북한과의 장성급 회담 등으로 그 역할이 국한됐다.

한미연합사가 있는데도 유엔사를 별도로 계속 유지하는 것은 첫째, 정전협정 때문이다. 1953년 7월 27일 맺어진 정전협정의 공식 명칭은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사령관 및 중공인민지원군 사령원을 다른 일방으로 하는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이다. 따라서 유엔사가 해체되면 정전협정의 주체가 불명확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전협정 관리를 위해 필요하다.

둘째, 유엔사 존재 자체가 대한민국 방어를 위한 국제사회의 인계철선이기 때문이다. 유엔사엔 한국군과 미군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호주군·뉴질랜드군 등이 참여하고 있다. 비록 장교 몇 명이 참여한 수준이지만, 한반도 유사시에 병력을 파견할 근거가 된다. 또, 중국·러시아의 비토권 등을 감안하면, 일단 해산된 유엔군을 다시 소집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셋째, 유엔사는 한미연합군과 일본 내의 군수기지를 연결하는 주요 고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사는 서울 용산기지의 의장중대와 캠프 보니파스의 JSA 경비대대를 제외하면 한반도 내에 실병력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여전히 현실 군사 작전 측면에서도 중요한 것은 일본 요코타(橫田) 공군기지에 위치한 후방사령부 때문이다. 유엔군 후방사령부는 2007년 11월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자마(座間)시 부근에 위치한 캠프 자마에서 요코타 기지로 옮겨오면서 규모가 축소됐지만, 한반도 유사시 보급기지로서의 의미가 크다.

유엔사와 주한미군의 이런 역할은, 한국이 어떻게 생각하든 일본군과의 협력이 불가피한 구조로 설계돼 있다. 이른바 후방기지론이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대잠수함전(ASW)용 해군’이라 할 정도로 막강한 대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냉전 시절 소야(宗谷)·쓰가루(津輕)·쓰시마(對馬) 등 일본 열도 3대 해협을 소련 잠수함이 통과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특화·발전시켰다. ‘8·8함대’로 불리는 호위대군(護衛隊群)은 대잠헬기 3대를 탑재하는 헬기구축함(DDH) 1척, 이지스 구축함(DDG) 2척, 대잠헬기 1대를 탑재하는 구축함(DD) 5척 등 ‘8함 8기’를 기본으로 한다. 최근엔 기존 하루나급 DDH대신에 경항공모함급을 호위대군의 기함으로 하고 있다. 현재 4개 호위대군을 유지하고 있는데, 8개로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자위대 강화를 보는 한국인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과거 일본 식민지 시절의 뼈아픈 경험 때문이다. 그러나 마냥 반대하기보다는 한·미 동맹을 통해 관리·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첫째, 일본 재무장은 이미 기정사실이다. 한국이 반대한다고 바뀔 사안이 아니다. 둘째, 자위대 강화는 미국의 세계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반일을 통해 한·미 양국을 이간질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 김일성은 1972년 ‘김일성 정치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남조선 정권은 미국과 일본이라는 두 끈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며, 한 끈만 끊어도 갓이 벗겨진다는 ‘갓끈 전술’을 역설한 바 있다.

셋째, 현 동북아 세력균형 파괴자는 일본 아닌 중국이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일본의 군비 확대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며, 성장하는 중국이 그에 걸맞은 국제 지위를 요구하면서 기존질서(status quo)가 흔들리고 있다. 넷째, 일본의 미사일 탐지·대잠·소해(掃海) 능력은 북핵·미사일 문제 해결의 주요한 자산이다. 이러한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따른 실제 정보 교환 내용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의해서도 입증됐다.

이번 판문점 사건은 이처럼 복잡한 안보 지형을 보여주는 창(窓)이기도 하다. 경계 실패를 전화위복으로 삼기 위해선 올바른 관찰과 판단이 절실한데, 외교·국방 장관 등을 보면 문재인 정부에 그럴 의지와 역량이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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