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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김종호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29일(水)
‘김관진·이국종 공격’ 無道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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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환자 살리기 물러서지 않아”
투철한 책임의식 본받긴커녕
美협력 치료 ‘친미 적폐’ 낙인

북한의 ‘벌초 1호’ 석방한 판사
與가 막말로 매도하며 공격
그런 행태로 어떤 나라 되겠나


‘전장(戰場)의 아군(我軍)을 구하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출동한다.’ 미군 항공의무후송팀인 더스트오프(DUSTOFF)의 슬로건이라고 한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지난 13일 귀순하면서 만신창이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이국종 교수가 이끄는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22분 만에 후송을 완료한 것도 주한 미2사단 더스트오프였다. 이들의 역할이 이 교수가 귀순 병사를 헌신적으로 치료해 살려낼 수 있었던 요인의 하나였던 셈이다.

중증외상환자 이송을 위해 더스트오프 헬기를 타는 경우도 많은 이 교수는 대한민국 해군 수병(水兵) 출신이다. 현재 명예소령인 사실에 긍지를 갖고 있다는 말도 평소에 해왔다. 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당시 해적의 총질로 사경을 헤매던 석해균 선장을 사력을 다해 살려낸 공적을 기려 해군이 부여한 계급이다. 석 전 선장은 최근에도 “제2, 제3의 이국종이 계속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일각에선 더스트오프와의 협력 치료를 이유로 이 교수에 대해 ‘친미주의자’ ‘적폐’ 등으로 낙인·매도(罵倒)하는 황당한 행태까지 보인다. 이 교수는 어느 진보 성향 인사로부터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아느냐. 왜 미군하고 일하느냐” 하는 비난도 들었다고 밝혔다.

“저희가 환자 인권을 지키는 것은 환자가 죽음 선상에 있을 때 물러나지 않는 것이다. 나도 물러서지 않는다.” 이러는 이 교수의 숭고한 ‘의사 정신’과 투철한 ‘책임 의식’을 귀감으로 삼긴커녕 되레 매도·공격하는 것은 무도(無道)한 짓이다.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를 거스르는 막된 공격이 이 교수에게만 자행되는 게 아니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도 대표적 대상이다. 여론 조작을 위한 ‘정치 댓글 공작’을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에 지시했다는 혐의로 수갑을 차고 포승에 묶인 그의 모습을 지켜보며 참담해 한 국민이 많다. 사이버사 대원들이 2011∼2013년에 작성한 댓글 78만여 개 중에 검찰이 정치 중립 위반으로 지목한 것은 8862개라고 한다. 전체의 100분의 1 남짓인 매일 평균 10개 미만으로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인가. 내용도 대부분 제주 해군기지 건설 옹호, 천안함 폭침과 종북(從北) 비판 등이라고 한다. 북한의 전방위 심리전, 한국 사회의 불순 세력 선동 등에 대응하는 당연한 활동이었을 개연성도 크다.

매일 수십 건씩 받는 보고서 표지의 ‘봤다’는 취지인 관행적 체크 표시를 두고 ‘지시’라는 검찰 단정도 무리로 보인다. 심리전단 요원은 분명한 국가관이 필수여서 김 전 장관은 심리전단 군무원 선발에 신원 조사를 철저히 하라고 했다는데, 검찰은 전북 임실 출신인 그가 전라도 출신의 배제를 지시했다고 주장한다. 옭아매기 위한 억지로 비치게 마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1부가 구속적부심에서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석방한 이유도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여당은 “풀려났어도 죗값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재판장을 ‘적폐 판사’로 몰며 “국민과 떼창으로 욕하고 싶다”는 막말 선동까지 했다. “(박근혜 청와대의) 우병우 전 수석과 동향, 연수원 동기로 같은 성향” 운운으로 해당 부장판사 신상털기에도 나섰다. 김 전 장관에 대한 ‘적폐 매도’ 연장선이다. 그러니까 인터넷에는 ‘적폐 부역자 하나 추가’ ‘역사책에 적폐 표본으로 (이름) 석 자 새겨야’ ‘소나무 재선충 같은 존재’ ‘처단해야 한다’ 등 섬뜩한 적개심의 글들이 난무한다.

노무현 정부 합참의장도 지낸 김 전 장관은 거의 평생을 국가 안보에 헌신했다. 강단(剛斷)과 책임감도 두드러진다. ‘뼛속까지 무인(武人)’ ‘북한이 가장 무서워하는 군인’이란 평판도 들어왔다. 이명박 정부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해선 “북한이 도발하면 10배 보복”을 지시했다. 북한이 ‘벌초 대상 1호’로 지목한 이유다. 그는 구속 하루 전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건이 죄가 된다면 장관이었던 내게 모든 책임이 있다. 부하들은 잘못 없으니 선처 바란다”고 말했다. 구속적부심 신청도 “부하가 구속돼 있는데 혼자 나가보겠다고 애쓰는 건 내 가치관·인생관과 맞지 않는다”며 거절했었지만, “그냥 포기는 모두에게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변호인단 설득에 따랐다고 한다. 그런 인물에 대해서까지 무분별한 증오의 매도·공격이 횡행해서야 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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