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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1일(金)
性폭행·고문 악명에 문 닫았지만… 난민들 또 기약없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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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푸아뉴기니 마누스섬의 마누스 난민 캠프에서 지난 10월31일 난민들이 수용시설 폐쇄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안전과 자유가 보장되지 않은 다른 수용소로의 이동을 거부했지만, 결국 11월 24일에까지 걸쳐 로렝가우 임시수용소 및 나우루공화국의 나우루 난민 캠프로 강제 이송됐다. AP연합뉴스

- 濠 ‘마누스 난민 캠프’ 전면폐쇄

濠 정부 ‘난민 거부’ 입장 고수
파푸아뉴기니·나우루공화국에
돈 주고 캠프 지어 2000명 수용

인권유린·난민폭동에 결국 폐쇄
美도 난민 교환 협정 이행 회피

갈 곳 잃은 난민들만 고통 지속
국제사회 濠난민정책 비판 커져


지난 15년 동안 난민에 대한 인권유린의 본거지로 악명을 떨쳤던 ‘마누스 난민캠프’가 전면 폐쇄됐다. 마누스 캠프는 호주 정부가 파푸아뉴기니에 운영하는 역외 난민수용소다. 이곳에 머물던 1000여 명의 난민이 공식 폐쇄일인 지난 10월 31일을 기점으로 마누스 캠프를 떠난 데 이어, 이동을 거부하며 마누스 캠프를 점거하고 있던 600여 명의 난민까지 공권력을 동원해 모두 이동시켰다. 그러나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정부는 물론, 미국도 이들의 정착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면서 대부분의 난민은 또 다른 난민 수용소에서 다시 기한 없는 수용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돈을 주고 가난한 이웃 국가에 난민을 맡겨 온 호주 정부의 난민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호주의 난민정책 ‘태평양 해법’ = 호주 정부는 오래 전부터 자국으로 입국하려는 난민들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2001년 존 하워드 행정부는 늘어나는 보트피플(보트를 타고 망명을 해오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웃 국가인 파푸아뉴기니와 나우루공화국에 돈을 주고 역외수용소를 건설, 자국으로 입국하려는 난민들을 이곳에 나누어 수용하기 시작했다. 일명 ‘태평양 해법(Pacific Solution)’으로, 호주로 망명을 시도한 보트피플들은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기약없이 난민캠프에 갇혀 지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파푸아뉴기니 마누스섬의 마누스 캠프와 나우루공화국의 나우루 캠프는 호주로 망명을 시도한 2000여 명의 난민으로 포화상태를 이뤄왔다. 이들은 대부분 이라크, 시리아, 소말리아, 수단,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에서 내전 및 종교적 박해를 피해 도망쳐온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워낙 시설이 열악한 데다 호주 정부가 사설 보안업체에 운영을 맡기면서 심각한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008년 집권한 호주 노동당 정부는 국제사회의 지적에 따라 이 두 시설을 폐쇄했지만, 2012년 다시 보트피플 문제가 대두하면서 두 수용소는 다시 문을 열었다.

◇인권유린과 폭동의 연속 = 2012년 다시 문을 연 뒤 마누스 캠프와 나우루 캠프에서의 인권유린은 국제사회를 경악하게 했다. 2013년 7월 마누스 캠프의 의료 책임자로 있었던 로드 조지는 호주의 한 방송에 출연해 마누스 섬의 난민캠프에서 성폭행과 고문, 자살시도가 만연하다고 폭로했다. 그는 6명의 남성이 동료 재소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한 남성은 솔벤트를 귀에 강제로 주입당한 후 고막이 터졌다고 증언했다.

이런 상황은 나우루 캠프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호주 이민당국의 보고서를 입수해 2013년 5월부터 2년 동안 나우루 캠프의 난민들이 겪은 성적 학대와 폭행, 자해 등 인권유린 사례가 2116건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그 중 절반이 넘는 1086건이 어린이와 관련 있었다. 2016년 4월에는 이곳에 갇혀 지내던 20대 이란 남성이 몸에 불을 붙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으며, 일각에서는 나우루 캠프를 ‘정신병 공장’이라 부르기도 했다.

난민캠프의 열악한 환경은 폭동으로도 이어졌다. 나우루 캠프에서는 2013년 7월 125명의 재소자들이 폭동을 일으켜 여러 명이 부상했다. 마누스 캠프에서도 2014년 2월 폭동이 일어나 1명이 숨지고 77명이 부상하는 일이 발생했다. 2014년에는 호주에 난민 신청을 했다 거부당해 이 두 곳으로 수용되기 직전 두려움에 떨던 여성 12명이 집단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일도 벌어졌다.

◇책임공방 속 갈 곳 잃은 난민들 = 국제사회 및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파푸아뉴기니 대법원은 지난해 4월 “호주로 가려는 망명신청자들을 그들의 뜻에 반해 마누스섬의 수용소에 가두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파푸아뉴기니 정부도 마누스 캠프 폐쇄를 결정했다. 그러나 폐쇄가 곧 해법만은 아니었다. 폐쇄 이후 난민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크게 3가지였다.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파푸아뉴기니 로렝가우에 설치된 임시수용소 또는 나우루 수용소로 옮겨 가거나, 파푸아뉴기니 및 제3국에 재정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호주나 미국에 정착하길 원했던 난민들은 대부분 다시 다른 수용소로 들어가 난민신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기약 없는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더욱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호주와 맺은 난민교환 협정을 이행하지 않으려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마누스·나우루 캠프의 난민들이 가지고 있던 실낱같은 희망은 사그라들었다. 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는 호주 역외수용소의 수용자 일부를 수용하고, 호주는 중남미 코스타리카에 있는 미국의 역외수용소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미국이 합의한 난민의 수는 1250명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이 협정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언제 몇 명 규모의 교환이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파푸아뉴기니 정부는 자국 재정착을 희망하지 않는 난민들은 호주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호주는 절대 난민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작은 섬나라들에 돈을 주고 난민을 떠안기는 호주의 행태에 국제기구들의 비판은 물론, 호주 내에서도 비난이 일고 있다. 결국 호주 정부의 난민 수용정책의 근본적 변화 없이는 난민들의 고통은 계속될 것이란 지적이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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