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6.21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3일(日)
(1260) 61장 서유기 - 13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나일강 변의 람세스호텔, 서동수가 18층의 라운지 끝쪽 방으로 들어서자 원탁에 둘러앉아 있던 넷이 일어섰다.

“아유, 여보.”

하선옥이 달려와 서동수의 손을 잡고 끌었다. 둘만 있었다면 목을 감고 안겼을 것이다.

“바쁘신데 오셨네요.”

하영옥이 웃음 띤 얼굴로 인사를 했다.

“아이고, 더 예뻐지셨습니다.”

“다 늙었는데요, 뭐.”

서동수가 이제는 하선옥의 남동생 하경태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는 자리에 앉았다. 나일강 위로 무수한 배들이 오가고 있다.

“자네가 고생이 많겠다.”

서동수가 하경태를 위로했다. 하경태는 대학교수다. 이번 가족 여행에 동참하려고 휴가를 낸 것이다.

“제가 누님 덕분에 호강하는 거죠.”

하경태가 웃으면서 말했다.

“모두 영어를 잘해서 제가 오히려 따라다닙니다.”

“같이 있다가 가실 거죠?”

하선옥이 물었으므로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유람선을 타고 룩소르에 가지.”

이집트 여행의 필수 코스이긴 하다. 서동수는 2박 3일의 유람선 티켓을 끊어놓은 것이다. 그날 밤, 호텔 방 안에서 둘이 되었을 때 하선옥이 말했다.

“언니가 우울증인지 모르죠?”

서동수가 눈을 크게 떴다.

“그래? 내가 알 리가 있나?”

김기철한테서 보고를 받았지만 서동수는 시치미를 떼었다. 소파에 나란히 앉은 하선옥이 길게 숨을 뱉었다.

“언니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요.”

“이혼한 후유증이야?”

“그놈이 여자가 있었어요. 그래서 충격을 받은 것 같아요.”

“아니, 경제적 문제가 아니고?”

“기가 막혀서…….”

하선옥이 호흡을 고르더니 여자 이야기를 했다. 김기철의 보고 내용과 같다. 말을 마친 하선옥이 서동수를 보았다.

“언니는 당신을 존경해요.”

“고맙군.”

“당신이 위로를 좀 해주세요.”

“난 그런 재주는 없어.”

서동수가 머리를 저었다.

“남자라면 진절머리가 날 것 아닌가? 더구나 난 품행이 방정한 남자도 아니지 않나?”

“특별한 남자죠.”

“그래도 남자야.”

“언니가 불쌍해요.”

하선옥의 눈에 금방 물기가 고였다.

“무능한 인간하고 이혼했어도 속으로는 안쓰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성품이 착한 사람이야.”

“그런데 여자가 있었다는 게 밝혀지자 기가 막히게 된 거죠.”

“기가 막힐 정도가 아니겠지.”

“요즘 몇 년 동안 섹스도 안 했대요.”

“그 여자가 있었으니까 그랬겠지.”

“당신이 온다니까 들떠 있었어요.”

그 순간 숨을 들이켠 서동수가 눈썹을 모으고 하선옥을 보았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때 하선옥의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떨어졌다.

“당신을 존경하고 있으니까요.”

“내가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남자는 다 도둑놈이라고 말해주세요.”

눈물을 닦지도 않고 하선옥이 말을 이었다.

“정신 차리고 다른 남자 만나라고. 당신 말은 들을 거예요.”

서동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인재영입’ 한국당, 박찬호·이국종·이재웅 거론
▶ “왜 나이어린 앵커만 선호하나”…중년 女앵커들 소송
▶ ‘미스트롯’ 가수 송가인 교통사고…동승자와 병원행
▶ “北 어민들 귀순 동기는 한국영화 시청·가정 불화”
▶ 전북교육청,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이명수 “아직은 영입대상 인물들 의사와 무관한 단계”2천명 인재 DB 중 164명 1차 영입대상 분류…9월 말 성과 목표 내년 총선을 염두에..
mark돈 받고 이웃 어린이들 불러 성관계 보여준 부부 체포
mark시진핑, 평양 도착… 김정은과 정상회담
홍석천, 미국 플레이보이지에 나왔다···드레스에 킬..
“왜 나이어린 앵커만 선호하나”…중년 女앵커들 소..
전자담배 폭발…17세 청소년, 아래턱·치아 부서져
line
special news ‘미스트롯’ 가수 송가인 교통사고…동승자와 병원..
인기 트로트 오디션인 ‘미스트롯’ 초대 우승자인 가수 송가인(32·본명 조은심)이 교통사고로 다쳤다.20일..

line
전북교육청,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
“北 어민들 귀순 동기는 한국영화 시청·가정 불화”
北김정은 “인내심 유지할 것…한반도 문제 해결 성..
photo_news
패션모델 한혜진, 까맣게 칠한 전신누드 화보..
photo_news
김주하, 뉴스 진행 중 식은땀…돌연 앵커 교체
line
[주철환의 음악동네]
illust
1996년 노래 ‘버스 안에서’ 플레이…‘쌤’들과 소통한 1999년생..
[인터넷 유머]
mark보험금 mark택시 운전 첫날
topnew_title
number “강인이가 살짝 선을 넘어요”…U-20대표팀 ..
김여정, ‘그림자’ 벗고 영접단 전면에…현송..
정세현 “시진핑 방북에 북핵협상 3자→4자로..
이정은6 “집에서도 부모님이 ‘식스’로 불러요..
YG 신임 대표, 황보경···양현석·양민석 사퇴..
hot_photo
결혼·임신 ‘속전속결’…이필모·서..
hot_photo
김태호 PD, MBC 새 예능 촬영 ..
hot_photo
김민석, 박유나와 열애설 부인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