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5.21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3일(日)
(1260) 61장 서유기 - 13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나일강 변의 람세스호텔, 서동수가 18층의 라운지 끝쪽 방으로 들어서자 원탁에 둘러앉아 있던 넷이 일어섰다.

“아유, 여보.”

하선옥이 달려와 서동수의 손을 잡고 끌었다. 둘만 있었다면 목을 감고 안겼을 것이다.

“바쁘신데 오셨네요.”

하영옥이 웃음 띤 얼굴로 인사를 했다.

“아이고, 더 예뻐지셨습니다.”

“다 늙었는데요, 뭐.”

서동수가 이제는 하선옥의 남동생 하경태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는 자리에 앉았다. 나일강 위로 무수한 배들이 오가고 있다.

“자네가 고생이 많겠다.”

서동수가 하경태를 위로했다. 하경태는 대학교수다. 이번 가족 여행에 동참하려고 휴가를 낸 것이다.

“제가 누님 덕분에 호강하는 거죠.”

하경태가 웃으면서 말했다.

“모두 영어를 잘해서 제가 오히려 따라다닙니다.”

“같이 있다가 가실 거죠?”

하선옥이 물었으므로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유람선을 타고 룩소르에 가지.”

이집트 여행의 필수 코스이긴 하다. 서동수는 2박 3일의 유람선 티켓을 끊어놓은 것이다. 그날 밤, 호텔 방 안에서 둘이 되었을 때 하선옥이 말했다.

“언니가 우울증인지 모르죠?”

서동수가 눈을 크게 떴다.

“그래? 내가 알 리가 있나?”

김기철한테서 보고를 받았지만 서동수는 시치미를 떼었다. 소파에 나란히 앉은 하선옥이 길게 숨을 뱉었다.

“언니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요.”

“이혼한 후유증이야?”

“그놈이 여자가 있었어요. 그래서 충격을 받은 것 같아요.”

“아니, 경제적 문제가 아니고?”

“기가 막혀서…….”

하선옥이 호흡을 고르더니 여자 이야기를 했다. 김기철의 보고 내용과 같다. 말을 마친 하선옥이 서동수를 보았다.

“언니는 당신을 존경해요.”

“고맙군.”

“당신이 위로를 좀 해주세요.”

“난 그런 재주는 없어.”

서동수가 머리를 저었다.

“남자라면 진절머리가 날 것 아닌가? 더구나 난 품행이 방정한 남자도 아니지 않나?”

“특별한 남자죠.”

“그래도 남자야.”

“언니가 불쌍해요.”

하선옥의 눈에 금방 물기가 고였다.

“무능한 인간하고 이혼했어도 속으로는 안쓰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성품이 착한 사람이야.”

“그런데 여자가 있었다는 게 밝혀지자 기가 막히게 된 거죠.”

“기가 막힐 정도가 아니겠지.”

“요즘 몇 년 동안 섹스도 안 했대요.”

“그 여자가 있었으니까 그랬겠지.”

“당신이 온다니까 들떠 있었어요.”

그 순간 숨을 들이켠 서동수가 눈썹을 모으고 하선옥을 보았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때 하선옥의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떨어졌다.

“당신을 존경하고 있으니까요.”

“내가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남자는 다 도둑놈이라고 말해주세요.”

눈물을 닦지도 않고 하선옥이 말을 이었다.

“정신 차리고 다른 남자 만나라고. 당신 말은 들을 거예요.”

서동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황비홍’ 액션스타 이연걸, 투병으로 노쇠해진 모습에 팬들..
▶ 댓글 여론조작 ‘드루킹’ 아내 성폭력 혐의로도 재판에
▶ 美전문가 “중국, 이르면 2020년 대만 무력침공 감행”
▶ ‘여성 의원이 비서와 불륜’…포털에 허위글 올린 작가 결국..
▶ 北신문, ‘홍준표 원색비난’ 장문 게재…“민족의 수치”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는 ‘드루킹’ 김 모(49) 씨가 아내를 폭행하고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로도 기소된 것..
mark‘여성 의원이 비서와 불륜’…포털에 허위글 올린 작가 결국…
mark北신문, ‘홍준표 원색비난’ 장문 게재…“민족의 수치”
“비아그라+독감 백신=암세포 전이 억제”
美전문가 “중국, 이르면 2020년 대만 무력침공 감행..
송인배로 번진 드루킹 사건…靑은 ‘부적절행위 없었..
line
special news 재계 ‘큰별’ 구본무 LG 회장 20일 별세
지난 23년 동안 LG그룹을 이끌어 온 구본무 회장이 20일 오전 9시 52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이..

line
트럼프 “쇼 계속돼야” 북미회담 판띄우기 부심
재초환 공포 강남 재건축 거래 ‘뚝’…“2억원 싸도 안..
“텍사스 고교 총격범 ‘우~후’ 외치며 총 쐈다” 증언
photo_news
황금종려상에 日 고레에다…‘버닝’ 본상 수상 ..
photo_news
‘황비홍’ 액션스타 이연걸, 투병으로 노쇠해진..
line
[북리뷰]
illust
선거를 통해 역사는 정말 바뀌었나?
[인터넷 유머]
mark노후 행운 6가지 mark내 남편은 준비 중
topnew_title
number 메시, 5번째 골든슈 수상…호날두 제치고 역..
배우 윤태영 음주 운전 적발…면허 취소 수..
MB, 이번주에 최초 법정 등장…직접 입장 밝..
구미서 무단횡단 40대 2명 시내버스에 치여..
영화 ‘버닝’,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수상
hot_photo
김연아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
hot_photo
마차 탄 해리왕자와 메건 마클
hot_photo
수지, ‘성폭력 고발’ 국민청원 동..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