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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3일(日)
(1260) 61장 서유기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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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강 변의 람세스호텔, 서동수가 18층의 라운지 끝쪽 방으로 들어서자 원탁에 둘러앉아 있던 넷이 일어섰다.

“아유, 여보.”

하선옥이 달려와 서동수의 손을 잡고 끌었다. 둘만 있었다면 목을 감고 안겼을 것이다.

“바쁘신데 오셨네요.”

하영옥이 웃음 띤 얼굴로 인사를 했다.

“아이고, 더 예뻐지셨습니다.”

“다 늙었는데요, 뭐.”

서동수가 이제는 하선옥의 남동생 하경태 부부와 인사를 나누고는 자리에 앉았다. 나일강 위로 무수한 배들이 오가고 있다.

“자네가 고생이 많겠다.”

서동수가 하경태를 위로했다. 하경태는 대학교수다. 이번 가족 여행에 동참하려고 휴가를 낸 것이다.

“제가 누님 덕분에 호강하는 거죠.”

하경태가 웃으면서 말했다.

“모두 영어를 잘해서 제가 오히려 따라다닙니다.”

“같이 있다가 가실 거죠?”

하선옥이 물었으므로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유람선을 타고 룩소르에 가지.”

이집트 여행의 필수 코스이긴 하다. 서동수는 2박 3일의 유람선 티켓을 끊어놓은 것이다. 그날 밤, 호텔 방 안에서 둘이 되었을 때 하선옥이 말했다.

“언니가 우울증인지 모르죠?”

서동수가 눈을 크게 떴다.

“그래? 내가 알 리가 있나?”

김기철한테서 보고를 받았지만 서동수는 시치미를 떼었다. 소파에 나란히 앉은 하선옥이 길게 숨을 뱉었다.

“언니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요.”

“이혼한 후유증이야?”

“그놈이 여자가 있었어요. 그래서 충격을 받은 것 같아요.”

“아니, 경제적 문제가 아니고?”

“기가 막혀서…….”

하선옥이 호흡을 고르더니 여자 이야기를 했다. 김기철의 보고 내용과 같다. 말을 마친 하선옥이 서동수를 보았다.

“언니는 당신을 존경해요.”

“고맙군.”

“당신이 위로를 좀 해주세요.”

“난 그런 재주는 없어.”

서동수가 머리를 저었다.

“남자라면 진절머리가 날 것 아닌가? 더구나 난 품행이 방정한 남자도 아니지 않나?”

“특별한 남자죠.”

“그래도 남자야.”

“언니가 불쌍해요.”

하선옥의 눈에 금방 물기가 고였다.

“무능한 인간하고 이혼했어도 속으로는 안쓰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성품이 착한 사람이야.”

“그런데 여자가 있었다는 게 밝혀지자 기가 막히게 된 거죠.”

“기가 막힐 정도가 아니겠지.”

“요즘 몇 년 동안 섹스도 안 했대요.”

“그 여자가 있었으니까 그랬겠지.”

“당신이 온다니까 들떠 있었어요.”

그 순간 숨을 들이켠 서동수가 눈썹을 모으고 하선옥을 보았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때 하선옥의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떨어졌다.

“당신을 존경하고 있으니까요.”

“내가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남자는 다 도둑놈이라고 말해주세요.”

눈물을 닦지도 않고 하선옥이 말을 이었다.

“정신 차리고 다른 남자 만나라고. 당신 말은 들을 거예요.”

서동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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