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세 베네통 “경영 악화돼 현업 복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스웨터 중단은 최악의 패착”

이탈리아 패션업체 베네통의 창업주인 루치아노 베네통(사진)이 82세의 나이로 경영 현장 복귀를 선언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루치아노 베네통은 30일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기 위해 경영권을 내려놓은 지 10년 만에 돌아오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은퇴 당시 1억5500만 유로(약 2009억 원)의 자산을 남겨놨는데, 작년 기준으로 회사는 8100만 유로(약 1050억 원)의 적자 상태에 놓여 있다. 올해는 손실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감내할 수 없는 고통으로, 내가 복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업체들은 우리를 모방했지만, 우리는 우리의 색깔을 잃어버렸다”며 “최악의 패착은 스웨터 생산을 중단한 것이다. 이는 수로에서 물을 없애버린 것과 같다”고 밝혔다. 그는 14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돈을 모아 스웨터 제작용 뜨개질 기계를 구입한 것을 계기로 거대 패션업체를 일궜다. 지난 1965년 다른 형제들 3명과 함께 베네통을 창업한 그는 1978년부터 2012년까지 회장을 지내며 베네통을 세계적인 회사로 키워냈다. 그가 2012년 경영권을 아들 알레산드로 베네통에게 넘기고 물러난 뒤 베네통은 스페인의 자라, 스웨덴의 H&M 등 패스트 패션 업체들의 도전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가 은퇴하기 전 9766명이던 베네통의 직원 수는 현재는 7328명으로 줄었다. 그는 위기 타개를 위해 일자리 감축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그러나 사업 부담을 줄일 필요는 있다”고 말해 감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