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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4일(月)
“난 ‘작품본능’에 충실한 베이스… 지적탐색보다 감정적 해석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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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 서는 ‘베이스의 왕’ 르네 파페는 베르디와 바그너의 곡들로 첫 내한공연 무대를 꾸민다. WCN 제공
10일 첫 내한공연 獨성악가 르네 파페

강력한 중저음의 카리스마
베이스 제왕·블랙다이아 별칭

“무게감 있지만 무겁지 않게
처지지 않고 차분하게 공연

내 정체성은 베르디·바그너
조수미·연광철 훌륭한 동료”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베이스의 묵중한 중저음이 무대에 빚어내는 존재감은 관객들에게 짙은 잔상을 남긴다. 시원한 고음을 내지르는 테너와 소프라노에 환호했던 관중이 그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압도되는 순간이다. 오늘날 ‘베이스의 제왕’이라는 호평 속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뮌헨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런던 코벤트가든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독일 출신의 베이스 르네 파페(53)가 오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조수미와 연광철 같은 내 훌륭한 동료들로 인해서는 물론, 독일 출신으로 한국의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다”는 그다. 공연은 파페 본인이 “나의 정체성을 제일 잘 보여준다”며 선곡한 베르디와 바그너의 곡들로 꾸려진다.

독일 평론가협회의 ‘올해의 아티스트’(2006), 오페라 뉴스 어워즈가 선정한 ‘세계 5인의 성악가’(2006)는 오늘날 파페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1991년 무명의 파페를 세계적 클래식 축제인 잘츠부르크페스티벌에 초대해 일약 세계로부터 주목받게 만든 건 세계적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1912~1997). 파페는 공연에 앞서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통독의 어수선한 상황에서 나의 진가를 알아봐 준 사람이 솔티로, 그를 만난 건 내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솔티가 파페에게 “앞으로의 세상은 네 것”이라는 격려와 함께 오늘날까지 널리 불리는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애칭을 지어준 것은 유명한 일. 깊고 묵중한 빛을 지닌 최상급의 다이아몬드를 지칭하는 이 수식어에 대해 파페는 “때로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나를 계속 채찍질하는 자극제”라고 말했다.

그가 최근 유럽 무대에서 도맡아 하는 시그니처 롤은 ‘마술피리’의 자라스트로나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마르케 왕 혹은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 파페는 “세 배역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역할을 꼽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혀를 내두르며 이 역들을 소화하면서 “차분하지만 처지지 않고, 배역이 요구하는 무게감을 갖지만 너무 무겁지 않은 그 접점을 찾는 게 나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스스로 “작품의 ‘본능’에 충실한 베이스”라고 밝힌 그는 “음악을 대할 때 지적인 탐색보다는 감정적인 해석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하기도 했다. 여러 거장 지휘자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온 그는 제임스 러바인(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다니엘 바렌보임(베를린 슈타츠오퍼)과도 오랜 인연을 갖고 있다. 내년 4월 베를린 슈타츠오퍼, 5월 뮌헨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에서 오페라 ‘파르지팔’, 5월 드레스덴에서 지휘자 아담 피셔와의 오페라 ‘피델리오’ 공연이 예정돼 있다.

한편에선 그의 건장한 풍채 뒤에 숨겨진 유머러스함을 엿볼 수 있는데, 바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팔고 있는 자신을 닮은 고무 오리 인형 ‘파페덕(Papeduck·작은 사진)’ 때문이다. 버튼이나 스카프 등의 기념품을 파는 다른 성악가와는 분명 다른 모습으로, 대중의 눈길을 잡아끄는 요소 중 하나다. 스스로도 세계 각지에서 모은 고무 오리 인형을 자랑하는 수집가이기도 하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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