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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4일(月)
‘금융인會’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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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학용 논설위원

정권 초만 되면 특정 지역이나 대학을 중심으로 결집된 금융인회(會)가 ‘출몰’한다. 문재인 정부도 어김없다. 바로 지난해 초 수도권 주재 부산 연고 금융인 50여 명이 결성했다는 부금회다. 그 이름이 수면 위로 본격 떠오른 건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깜짝 내정된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 때문이다. 그보다 앞서 수장에 오른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과 이동빈 Sh수협은행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모두가 부산 출신이면서 부금회 ‘존재’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들 중 정 이사장만이 이 모임 소속이고 나머지는 “부금회는 금시초문”이란다. 그래도 문 정부 들어 ‘부산 출신 약진’은 분명해 보인다.

박근혜 정부 때 득의양양했던 모임은 서금회다. 박 전 대통령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이다. 당시 홍기택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이덕훈 전 수출입은행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등이 그 멤버다. 박 전 대통령의 복심이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모교인 연세대 출신의 연금회도 주목받았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이 대학을 나온 최초의 한국은행 총재(이주열)와 금융위원장(임종룡)이 관련 인사다. 이명박 정부 땐 고려대 출신 금융인 모임인 고금회가 금융권을 접수했다. 이 전 대통령 대학 동문인 어윤대 KB지주·이팔성 우리지주·김승유 하나지주 회장이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과 함께 ‘4대 천왕’으로 불리며 금융권력을 휘둘렀다. 불행히도 이들 중 다수가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거나 구속 상태다.

금융산업은 대표적 지식기반산업이다. 제조업과는 달리 100년을 갖고도 승부를 내기 어렵다. 최고의 전문가가 맡아도 실패하기 십상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권력은 금융을 마치 전리품인 양 떼어주고 나눠먹기식의 ‘적폐’를 반복한다. 문 정부 들어 ‘관치·정치 금융’이 다소 누그러졌다고는 하나 계속 그럴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후진 한국금융의 주범은 정치금융 인사다. 노무현 정부가 야심 차게 내걸었던 금융 허브가 ‘금융 허구’로, 이명박 정부의 녹색 금융이 ‘녹조 금융’으로, 박근혜 정부의 기술 금융이 ‘사술(詐術) 금융’으로 조롱거리가 된 배경도 이와 무관찮다. 문 대통령도 정치·관치 금융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면 ‘포용 금융’도 포퓰리즘을 그럴싸하게 꾸민 ‘포장 금융’으로 추락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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