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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5일(火)
감성은 B급 인기는 A급… 이색 드라마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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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해수
▲  김현숙
슬기로운 감빵생활
연극 내공 쌓인 박해수 발탁
‘교도소’참신한 접근으로 인기
루저들이 주는 재미와 감동

막돼먹은 영애씨
16 올해 10년…tvN 최장수드라마
주인공 ‘영애’ 마침내 웨딩마치
현실적캐릭터로 공감 이끌어내


‘막돼먹은 영애씨 16’ ‘슬기로운 감빵생활’(이상 tvN), ‘의문의 일승’(SBS) 등 이색적인 캐릭터와 소재를 채택한 드라마들이 최근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은 소위 정통 드라마 공식에서 벗어난 ‘B급 감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반란’으로 여겨지고 있다.

4일 오후 9시 30분 처음 방송된 ‘막돼먹은 영애씨 16’은 벌써 16번째 시즌이다. 2007년 4월 시즌1로 시작해 올해로 10년. 평균 시청률 3.5% 안팎에 어느덧 tvN의 최장수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엔 주인공 영애(김현숙)가 드디어 ‘노처녀’ 딱지를 떼고 결혼에 골인한다는 설정. ‘전쟁터’ 같은 결혼생활을 예고해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처음 방송될 때만 해도 분위기는 이렇지 않았다. 과장된 여성 캐릭터와 ‘인간극장’ 같은 작위적 형식으로 칭찬보다는 비난을 더 받았다. 현실적이라고 해도 너무 거친 표현으로 찬반이 엇갈렸다.

그러나 이런 솔직함이 결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일상으로 공감을 자아냈고, ‘엄숙주의’를 무너뜨리는 파격으로 보는 사람들을 통쾌하게 했다.

주인공 이영애를 연기한 김현숙은 “처음엔 다큐 드라마처럼 원샷 위주의 단순한 구도, 모자이크 처리 화면 등 제가 생각하기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런 거칠고 투박한 캐릭터와 화면에서 오히려 통쾌함을 느끼고 공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현숙의 아버지 역할을 한 송민형도 “케이블 TV였기에 이런 드라마가 가능했을 것이다. 처음엔 비난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가 제 역할을 탐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교도소라는 낯선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4회 시청률이 5.5%. 동 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교도소란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기에 이런 호응이 나왔다는 분석. 그동안 교도소는 비정한 곳이고, 그곳의 인물이 성장하는 데 이야기의 중심이 있었다면 이 드라마는 교도소로 추락한 인물(박해수)이 현실로 부딪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야기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진짜 수감자를 연상케 하는 주요 등장인물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오랜 연극무대 생활에서 ‘내공’을 쌓은 박해수는 물론 그의 동료 수감자인 박호산(문래동 카이스트), 김성철(법자), 이규형(한양), 강승윤(장발장) 등은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하며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별 볼 일 없는 ‘루저’들이지만 그 안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에는 재미와 감동이 숨어 있다.

‘의문의 일승’도 교도소와 탈주범을 테마로 하기는 마찬가지.

그러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텔링과 과감한 액션으로 극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도, 스릴러에 충실한 장르물도 아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속을 후련하게 만드는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정통을 벗어난 드라마, 혹은 소위 ‘B급’이라는 이야기가 이토록 장수하고 인기를 끄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캐릭터와 상황에 대한 비틀기이고, 다른 하나는 지속 제작이 가능하도록 하는 현실적인 제작비 등일 것”이라며 “어설프고 조악해도 오히려 다른 색깔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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