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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時評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5일(火)
걱정되는 文정부 경제정책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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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권 경제평론가, 前 자유경제원장

소득주도성장 위해 법인 증세
혁신성장은 규제 철폐가 핵심
기업 vs 사람 ‘중심’ 대립 잘못

세금 일자리는 민간 활력 저해
大-中小기업은 대립 아닌 보완
개별 정책 논리적 연계 가져야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변화가 생겼다. 집권 초기엔 소득주도성장을 경제철학으로 제시했으나, 이젠 ‘혁신성장’도 이야기한다. 경제성장을 위해선 두 가지 전략이 서로 상충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는 경제철학이므로 절대 공존해선 안 된다.

소득주도성장은 수요 측면을 강조한 철학이다. 이는 서민의 소득 증대를 위해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필수 요소로 삼는다. 대표적인 정책이 법인세 인상이다. 선진국에서는 법인세를 내리고 있지만, 우리는 국제 규범에 역행하고 있다. 서민 소득 증대에 정책의 초점이 잡혔기 때문이다. 혁신성장은 공급 측면에서 접근하는 경제정책이다. 핵심 주체가 기업이기 때문에 정책의 기본 방향은 기업의 경제 자유를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규제 철폐가 가장 중요한 정책 수단이다. 그래서인지 문 대통령도 규제 철폐를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소득주도성장에서 주장하는 규제 강화와 정면에서 충돌하는 발언이다. 두 가지 전략을 함께 추진한다면 경제정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문 정부는 사람 중심 경제를 자주 말한다. 그동안의 경제 정책이 사람 중심이 아니었다는 전제 아래 그런 것이다. 현 정부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정책은 사람 중심이 아니라는 논지를 편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경제도 결국은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사람을 위한 경제 성장이 대기업 발전을 통해 발현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펼쳐온 모든 정책은 사람을 위한 정책이었다.

기업은 자발적 혁신을 통해 성장하게 돼 있다. 경제적 자유를 보장해 주면 기업 스스로 혁신한다. 혁신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지고 그것은 곧 퇴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잘되면 그 파급 효과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결국 기업의 성장이 전제돼야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혁신을 말하면서 기업을 규제하고, 정부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한다.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내년에 17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 공공부문 일자리는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 없이 이뤄진다. 세금으로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공공부문 일자리는 경제적 의미의 일자리가 아니고, 복지정책일 뿐이다. ‘일자리’라는 복지를 확대하면, 그 재원은 모두 세금으로 만들어진다.

17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려면 5000억 원의 정부 예산, 곧 세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세금을 통해 5000억 원을 공공부문으로 이전하면, 민간부문의 경제 활력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그것은 국가의 경제성장 저해로 이어진다.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 정책은 노동시장에도 심각한 왜곡을 일으킨다. 현재 대다수 청년이 정부와 관련된 일자리를 꿈의 직장으로 여긴다. 우수한 인재가 민간 기업보다 안정적인 공공부문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은 기업의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으므로, 국가적 비극이다.

어느 정권이든 ‘혁신’과 ‘창조’라는 용어를 좋아한다.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내세웠지만, 시장 개입도 강화했다. 창조경제를 외칠수록 정부의 시장 개입이 더 두꺼워졌다. 현 정부도 마찬가지다. 혁신을 말하지만, 혁신을 위한 정부 개입 정책을 개발하려 한다. 그러나 창조와 혁신은 정부가 개입하지 않을 때 더 효과적으로 발현된다. 기업에 무한한 경제 자유를 준다면, 창조와 혁신은 저절로 일어난다. 기업이 스스로 창조하고 혁신하는 것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동참하려는 게 아니고, 경제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정부는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 방향을 잡겠다고 한다. 과거 세계 경제가 폐쇄적일 때는 이러한 정책도 부분적으로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젠 개방 경제 시대다.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이 지속돼야 한다. 더욱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관계다.

경제정책은 철학과 목표, 수단이 서로 논리적으로 연계돼야 한다. 현 정부의 사람 중심 경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중소기업 중심 경제 정책은 각각 독특한 목소리는 있지만, 국가 경제정책으로 서로 조화롭지 못한 엇박자 소리만 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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