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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與·野 합의 ‘2018 예산안’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5일(火)
예결위원조차 논의과정 ‘깜깜’… 小소위만의 ‘밀당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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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開會를 기다리며… 김동철(왼쪽 세 번째)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 여야 의원들이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할 본회의 개회를 기다리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예산 ‘3大 고질병’ 악화

예산조정소위 미합의 172개항
소소위로 넘겨 증감액 재논의
12시간 안걸려 계수조정 완료

지역구 관련 예산 증액 요구 등
與·野, 올해도 ‘쪽지예산’ 재현

전문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성수대교식 날림예산” 맹비판


2018년도 정부 예산안은 사실상 밀실에서 벼락치기식으로 확정됐다. ‘국회 상임위원회별 소관 예산 심사→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심사→예결위 전체회의 의결→본회의 의결’로 이어지는 국회법상 ‘공식 절차’ 중 상당 부분이 무시된 채 여야 원내 지도부, 그중에서도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 등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의 ‘정치적 담판’에 의해 예산안 총액이 결정됐다.

예산 세부 내역을 맞추는 계수조정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보류안건 심사 소위원회(소소위)’라는 기형적 협의체가 언론에 회의 시간이나 장소도 알리지 않은 채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했다. 소소위에도 3개 교섭단체 소속 예결위 간사들만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5일 “400조 원이 넘는 정부 예산이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된 것은 두고두고 큰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밀실 심사 = 정부 예산안에 대해 3개 교섭단체가 합의했다는 사실은 4일 오후 5시 우원식(민주당)·정우택(한국당)·김동철(국민의당) 원내대표의 합의문 발표를 통해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최종적인 계수조정이 시작됐으나, 이전까지 그랬던 것처럼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가 아닌 소소위가 나섰다.

민주당 윤후덕, 한국당 김도읍,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 등 예결위 간사 3인이 비공개 협의를 이어갔다. 정부 원안 429조 원 중 예산안조정소위에서 합의되지 않은 예산이 129조 원(172개 항목)에 달했지만, 여야 원내대표 합의문에 포함된 8개 항목 외에 구체적인 여야의 ‘밀고 당기기’는 외부인들이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소소위가 회의 시간과 장소 등을 철저히 비공개로 했고, 풀기자단의 접근도 배제했기 때문이다. 각 당 원내대표들은 여야 간사를 통해 협상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지만, 일부 예결위 의원들조차도 논의 내용을 알지 못했다. 비교섭단체인 바른정당과 정의당은 논의에 끼지도 못했다. 예산안조정소위에서 계수조정을 했던 과거에는 비교섭단체도 계수조정에 참여할 길이 열려 있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429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이 간사 3명의 논의로 결정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짬짜미 심사 = 소소위는 4일 오후 김도읍 의원이 “여야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때 퇴장하는 ‘소동’을 겪었지만, 결국 그가 복귀하면서 재개됐다. 3개 교섭단체 예결위 간사만 참여한 채 계수조정을 하다 보니 바른정당과 정의당은 ‘짬짜미 심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바른정당은 “여기저기 땜질만 했을 뿐 원칙도 없는 부실투성이 예산”이라고 했고, 정의당은 “여야 3당으로만 구성된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소소위 간사들은 429조 원의 정부 원안을 놓고 우선 예산안조정소위에서 보류됐던 감액사업을 논의했다. 감액 이후 공통 증액사업과 당별 증액사업이 논의됐다. 증액 과정에서 3당이 주고받기식 구태를 반복해도 이를 견제할 장치는 없었다. 실제로 소소위 안에서도 각 당의 이해관계가 부딪히면서 적잖은 진통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에서 자신들의 지역구 관련 예산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버티는 바람에 소소위 논의가 지체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여야 의원들은 지역구 사업 증액을 담은 이른바 ‘쪽지 예산’을 소소위 간사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날림 심사 = 4일 오후 8시부터 진행된 소소위는 결국 5일 오전 9시에 끝났다. 429조 원의 예산안 증·감액 심사가 새벽에 정회된 시간을 고려하면 12시간도 채 안 돼 끝난 것이다. 앞서 300조 원 규모에 대해서는 여야가 심사를 진행했더라도 ‘날림 심사’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여야가 소소위에서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시트 작업’을 거쳐야 본회의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예산안 처리는 이날 오후로 밀렸다.

시트란 증액과 감액을 반영해 사업별로 예산안을 조정한 최종안을 말한다. 기재부가 증액안에 대해 입장을 정리한 다음 시트 작업에만 8∼12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성수대교식 날림 예산”이라며 “국회가 상임위와 예결위를 거치는 법을 만들어 놓고도 시한이 임박해 급박하게 예산을 처리한다”고 비판했다.

김동하·송유근 기자 kdhaha@munhwa.com
e-mail 김동하 기자 / 정치부  김동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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