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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우리 마을 문화재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6일(水)
흥천사, 이성계가 지은 조선왕실 원찰… 160여점 ‘문화재 寶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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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에 있는 조계사나 강남의 봉은사, 성북동 길상사는 알아도 성북구 돈암동 주택가 언덕에 자리 잡은 흥천사(興天寺)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러나 흥천사에는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동종(보물 제1460호), 대방(大房·국가등록문화재 제583호), 42수 금동천수관음보살좌상(보물 제1891호)을 비롯해 23점의 지정문화재 등 모두 160여 점의 문화재가 전해지고 있다. ‘문화재의 보고’인 셈이다. 이에 따라 흥천사는 억불숭유의 조선 시대에 지어진 사찰이지만 수많은 불교문화재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로 말미암아 서울 사대문 안에서 불교의 위상과 불교문화의 발전을 주도한 사찰로 그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흥천사는 1397년 태조 이성계가 왕비인 신덕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특별히 건립한 조선 왕실의 원찰이다.

애초 신덕왕후를 모신, 정릉 동쪽에 세워진 170여 칸의 큰 절이었지만 1504년 화재에 이어 1510년 또 한 차례 불이 나며 완전히 폐허가 됐다. 1669년 신흥사(新興寺)라는 이름으로 재건됐고 이후 정조 18년(1794) 현재 자리로 옮겨 흥천사를 계승했다. 고종 2년(1865)에는 흥선대원군의 지원으로 중창한 뒤 흥천사라는 이름을 다시 갖게 됐다.

창건부터 왕실과 깊은 연관이 있었던 만큼 왕족과 궁녀 등 왕실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을 맺었던 이들에 의해 다양한 불교문화재가 조성됐다. 왕실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며 조성된 불상과 불화, 동종 등이었던 만큼 예술적 완성도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여러 문화재 중에 특히 극락보전(서울시 유형문화재 제66호·사진)과 대방은 조선 후기 불교건축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흥천사는 남쪽과 북쪽이 높고 동서 방향으로 터져 있는 경사진 골짜기에 축대를 쌓아 층단식으로 터를 조성하고 북동향으로 건물을 배치한 절로 극락보전은 사역의 중심부 제2단에 북동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극락보전의 경우 공포(처마 끝을 지탱하는 나무)를 생략하고 불단을 건물의 벽체에 붙여 설치한 독특한 건축 양식을 보여준다. 서울시는 지난 4월 흥천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극락보전 극락구품도를 비롯해 19세기 말 조성된 불화 8건(23점)과 16세기 말에서 17세기에 조성된 목조여래좌상 등 불상 3건(29점)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흥천사 대방은 정토 염불 사상이 크게 성행하던 근대기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건물이다. 염불 수행 공간과 누·승방·부엌 등의 부속 공간을 함께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염불 수행도 할 수 있도록 구성된 독특한 형식의 복합 법당이다. 대방은 극락보전과 함께 19세기 중반 왕실의 후원을 바탕으로 대대적으로 중창됐다.

흥천사 대방에는 흥선대원군이 절을 중창하고 친필로 적은 ‘興天寺’ 현판이 있고, 극락보전에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이 5세 때 쓴 글씨가 현판에 남아 있다. 한편 대방은 현재 해체 및 보수공사 중으로 내년 초에 공사가 끝날 것으로 예정돼 있다.

글·사진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mail 이경택 기자 / 문화부 / 부장 이경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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