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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6일(水)
정미조 ‘젊은 날의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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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드넓은 대지를 달리고 싶었네/ 뜨거운 눈물을 감추려/ 드높은 하늘로 오르고 싶었네/ 외로움 삼키고 저 멀리/ 뙤약볕 내리던 목마른 그 길을/ 걸어도 걸어도 끝없던 그 어둔 길을’. 이주엽 작사, 정원영 작곡의 노래 ‘젊은 날의 영혼’ 시작 부분이다. ‘패티김을 잇는 디바’로 인기 절정에 오른 1979년에 돌연 가요계를 떠난 지 37년 만인 지난해에 복귀한 가수 정미조(68)가 지난 11월 17일 공개한 새 앨범의 타이틀 곡이다. 그는 이 노래를 연습하면서도, 녹음하면서도 “내내 울었다”고 한다. 비가 잦고 스산한 날이 많은 프랑스 파리 유학 기간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였기 때문이다. “가수로 데뷔했던 1972년의 그 자리로 돌아와, 오랫동안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마침내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가슴속에서 눈물이 솟아올랐다”고 한다.

이화여대 서양화과 재학 중인 그의 기품 있는 음색과 기량에 감탄한 패티김이 방송에 함께 출연할 것을 제의했지만, 당시 학칙이 허용하지 않았다. 졸업하면서 발표한 데뷔 앨범의 타이틀 곡 ‘그리운 생각’과 ‘불타는 사랑’ 등이 그를 일약 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 김소월 시에 이희목이 곡을 붙인 ‘개여울’은 그를 상징하는 곡이기도 하다.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 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 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 물이 봄바람에 헤적일 적에’ 하고 시작하는 노래다. 은퇴 후에도 그를 많은 사람이 기억하게 해온 명곡만 해도 송창식·이장희가 각각 작사·작곡한 ‘불꽃’과 ‘휘파람을 부세요’ 등 수두룩하다.

파리7대학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23년 동안 수원대 서양화과 교수로 지내던 그는 2015년 정년 퇴임한 뒤, 지난해에 발표한 컴백 앨범 ‘37년’의 타이틀 곡 ‘귀로’(이주엽 작사, 손성제 작곡) 한 대목을 이렇게 노래했다. ‘무지개 뜨는 언덕을 찾아/ 넓은 세상 멀리 헤매다녔네/ 그 무지개 어디로 사라지고/ 높던 해는 기울어가네.’ 그 앨범의 연장선인 ‘젊은 날의 영혼’엔 ‘나는 가야지’ ‘비 오는 오후’ 등 자신이 작사·작곡한 3곡을 포함해 14곡이 담겼다. 그의 가수 데뷔 45주년과 새 앨범 발표 기념 공연이 오는 10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마치 세월을 거스른 듯이 여전히 영롱하면서, 더 깊고 아련한 목소리로 부르는 그의 육성 노래를 들을 기회가 자주 있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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