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12.18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데스크시각
[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6일(水)
‘예산 뒷거래’ 피해자는 국민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김상협 사회부장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예산에 대해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라고 강조하며 국회에서의 심도 있는 논의를 당부한 바 있다. 11월 1일 2018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을 위한 국회 시정연설에서다. 이후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가 한 달여 동안 보여준 모습은 불행하게도 이와 거리가 한참 멀었다.

6일 새벽 우여곡절 끝에 2018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의미 있는 논쟁은 없었다. 밀실에서 주고받는 정치권의 뒷거래로 ‘가치’ 논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국가경제활동과 복지·노동, 국민 실생활에 미칠 정책의 가치는 고작 선거구제도가 갖는 가치로 치환됐다. 일자리·복지는 이번에도 정치에 희생됐다. 그 자리는 사회 전체 차원에서 필요한 간접자본(SOC)이 아니라, 의원들 지역구 사업이 대신했다. 재정 건전성, 부자 증세 논란, 법인세와 기업활동, 보편 복지 또는 선별 복지 문제는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 있더라도 충분하고 깊이 있는 생산적 논쟁이 필요한 국가 이슈들이었다. 세밀하게 짚어볼 것은 짚어보고, 긍정·부정의 영향을 계수화할 정도로 미래를 위한 토론이 진행됐어야 마땅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사이에 오간 해법이 정도라고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중대선거구제 개편,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가 민생예산의 ‘가치’ 자리를 대신했다. 자유한국당은 협상을 깨야 한다는 무기력한 목소리만 내고 자포자기했다.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 방향을 관철하긴커녕 설득력 있는 논박 한번 제대로 못 했다.

이러는 사이 맞벌이 부부의 노동 가치, 최저임금 인상분으로 현장의 기업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 건강보험료의 정부 부담금 축소로 인해 국민에게 전가될 몫의 가치는 선거구제 개편과 등가가 돼 버렸다. 특히 아동수당의 경우 소득 상위 10%를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맞벌이 부부의 피해, 자영업자층과의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 선거구제 역시 반드시 풀어야 할 중대한 국가 현안임에는 분명하지만 왜 하필 민생과 정치제도 개선을 정치권이 야합과 뒷거래로 맞바꿔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검증되지 않은 경제실험을 시작하는 마당에 정치적으로 나눠 먹기를 위한 평균 내기 산수만 있었지, 국가경제 차원의 치밀한 경제수학 논쟁은 들리지 않았다. 누구에게 얼마를, 어떤 이유로 주고 뺏는다, 대상을 몇 퍼센트 늘리거나 줄일 경우 기업활동과 가계 소득에 얼마큼의 영향을 준다 등 예산 자체의 논리로 치열한 논쟁을 벌였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주장했는지 낱낱이 국민에게 알려야 당사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 텐데 모두 생략됐다. 첨예하게 대립된 예산 이슈는 저마다 꼬리표를 달고 내년으로 해결 시점이 미뤄졌다. 3조 원에 육박하는 일자리 안정자금은 내년 근로장려세제 확대 등 간접지원 전환 계획의 국회 보고라는 부대 의견이 달렸다. 공무원 증원은 1년 뒤 재평가 항목으로 들어가 있다. 내년에도 이들 이슈를 놓고 정치권이 퇴행적인 다람쥐 쳇바퀴 논쟁을 벌이며 시간을 허비할 게 불 보듯 뻔하다. 부작용이라도 최소화할 대책을 서둘러 마련했으면 하는 기대가 최선이라는 게 안타깝다.

jupiter@
e-mail 김상협 기자 / 사회부 / 부장 김상협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많이 본 기사 ]
▶ “중국서 폭행당한 기자 사과해야” 경찰인권센터장 발언 논..
▶ “헤어지자고?” 산악회서 만난 내연녀 살해 시도
▶ “한반도 유사시 중국군 평양 남쪽까지 진입할 수도”
▶ “한심하다”… 38년 만에 한국전 4실점, 들끓는 일본
▶ 세균 감염이 死因으로 확인되면 병원측 과실에 무게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美·中 싱크탱크 논의 北核 관련시설 장악 전망도 中전문가 “이익 위협땐 개입”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개발로 인해 미국 매파들 사이..
mark“중국서 폭행당한 기자 사과해야” 경찰인권센터장 발언..
mark“한심하다”… 38년 만에 한국전 4실점, 들끓는 일본
안희정 “지방선거 불출마”…黨대표 도전·大選..
세균 감염이 死因으로 확인되면 병원측 과실에..
“헤어지자고?” 산악회서 만난 내연녀 살해 시..
line
special news 정려원 “독종 검사 역할 좋았어요… 착한 척..
‘마녀의 법정’ 정려원 인터뷰 “악녀 아닌 마녀 되길 원했다” 30대중반에 시청률 1위 기쁨“착한..

line
靑 “原電논의 없었다” 해명에도… 의혹 여전한..
[단독] 靑 - 8大그룹, 20일 비공개 만찬회동
한국 기자 폭행 당시 취재통제라인 없었다
photo_news
1만년 전 매머드 뼈대 프랑스서 7억원에 낙찰
photo_news
“北 수백억 벌어줄뻔”… 미사일부품 수출 도운 한국계 호..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70) 61장 서유기 - 23
illust
[인터넷 유머]
mark괴로운 사람
mark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
topnew_title
number 대구~광주 1시간… ‘달빛 내륙철도 건설’ 지..
“안철수, 중립파 찾아 ‘통합후퇴 불가능… 도..
美 매파들 ‘對北 선제타격론’ 잇따라 주장
롯데 운명의 날 D-4… ‘총수不在 소용돌이’ ..
7세 소녀의 산타 편지…“장난감 대신 담요 필..
hot_photo
레이샤, 싱글 ‘핑크라벨’로 데뷔
hot_photo
세계최초 ‘플라잉카’ 내년 출시…..
hot_photo
미스 이라크 가족 美로 피신…“미..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