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L 불참 이어 ‘러 도핑’ 후폭풍… 평창 흥행 ‘설상가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러시아 빠진 평창 한국시간으로 6일 오전 IOC 집행위원회가 열린 스위스 로잔 IOC 본부 앞에서 한 여성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
세계 2위 리그도 “불참” 위협

러 “국기 못달게 하는 건 모욕”
피겨 등 스타 선수 불참 전망

IOC “징계안 충실히 시행땐
폐막식 때 징계 철회할 수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불참 결정에 이어 동계스포츠 강국인 러시아가 출전 금지 징계를 받으면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흥행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한국시간으로 6일 오전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lympic Athlete from Russia·OAR)’라는 개인 자격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독립도핑검사기구(ITA) 등 약물 검사 전문가들로 이뤄진 패널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당시와 비교하면 러시아에 대한 징계 수위는 매우 높아졌다. IOC는 종목별 국제경기기구에 러시아 선수의 리우올림픽 출전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뤘다. 러시아 도핑 스캔들이 시작된 육상과 러시아의 약물 복용이 잇따라 적발된 역도만 러시아 선수의 출전을 금지했다. 다른 종목은 러시아 선수단으로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IOC가 조사를 통해 지난달부터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 25명의 자격을 취소하고, 금메달 4개 등 메달 11개를 박탈했다. IOC는 비탈리 뭇코 러시아 체육 담당 부총리를 영구 제명하면서 러시아 정부가 도핑 스캔들의 당사자임을 분명히 하고 러시아 정부에도 책임을 물었다.

만약 러시아가 반발해 평창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선택하면 대회에는 막대한 지장이 예상된다.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는 NHL이 불참을 결정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러시아는 NHL에 이어 세계 2위인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도 평창동계올림픽에 불참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김연아 이후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최고 스타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와 같은 선수들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경기의 매력이 뚝 떨어지게 된다.

러시아는 IOC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주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IOC 집행위원회 연설에서 “자국을 대표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치는 올림픽 운동의 본질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관영 미디어 그룹 VGTRK는 “러시아 선수단이 참여하지 않는 올림픽을 중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는 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주코프 위원장은 “IOC가 깨끗한 러시아 선수의 출전을 허용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라며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국기를 들고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IOC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러시아 선수들이 징계 요구안을 완벽하게 존중하고 충실히 시행한다면 IOC는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때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러시아 징계를 철회할 수 있다”며 여지를 줬다.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도 러시아 선수단을 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지난해 리우패럴림픽에도 출전이 금지됐다. 다만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도 개인 자격 출전은 허용할 수 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