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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6일(水)
EU, 한국 조세회피國 지정…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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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당리당략에 찌든 ‘428조8339억 원 예산안’ 처리에 온 정신이 팔려 있던 5일 밤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국가적 망신인 뉴스가 날아들었다. EU는 5일 한국을 포함한 역외 17개 국가를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국가로 지정했다. 우리나라 외엔 파나마, 마카오, 팔라우, 바베이도스, 카보베르데, 세인트루시아 등이다. 한국이 포함된 건 외국인투자지역과 경제자유구역 등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의 세금감면 혜택과 관련해 투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란다. EU는 제재수위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대외 신인도에 타격을 받을 게 자명하다.

정부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국제 합의에 위배하며 조세 주권 침해 우려가 있다”며 항의했다. 당연한 대응이다. 하지만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면서 G20 회원국인 우리가 어쩌다 자치령 섬나라들 사이에 끼여 국제적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는지 황당할 뿐이다. 우리 대응이 지나치게 안이했던 게 아닌지 의심도 든다. EU는 조세회피처 지정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집행위원회 차원에서 예비연구를 시작했다. 올 초엔 92개국 후보국을 선정해 해당 국가에 조세정책 평가를 위한 세부 내용을 달라고도 요구했단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처했길래 이런 어이없는 결정이 나왔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EU가 ‘유해조세제도’ 판단 근거로 ‘해당 제도에 대한 효과적 정보 교환이 부족한 경우’도 들었다니 더더욱 그렇다.

정부 항변대로 EU가 평가 과정에서 우리 측에 제도 소명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그게 사실이라면 국가 자존심을 걸고 EU 결정을 철회시켜야 한다. 부처가 아닌 국가 차원의 총력 대응이 절실한 이유다.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이 합력해 치밀한 반박 논리를 세워 EU를 적극 설득해야 한다. 이번 결정에 한국이 모든 면에서 투명하지 못하다는 국제적 평판(評判)도 스며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조세 등 각 분야의 투명성 제고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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